북한은 왜 트럼프 연설은 듣고 이재명 연설은 비웠을까? 유엔 좌석까지 옮긴 장면의 의미

같은 날, 같은 유엔총회장이었습니다.

그런데 꽤 묘한 장면이 나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단에 올랐을 때는 북한 외교관 2명이 자리에 앉아 연설을 들었습니다.

몇 시간 뒤 이재명 대통령이 연설할 때는 북한 대표단 좌석이 비어 있었습니다.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는 트럼프 대통령 연설 때도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연합뉴스 · YTN)

“북한은 왜 트럼프 연설은 들으면서 한국 대통령 연설은 듣지 않은 걸까?”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더 눈에 띕니다.

북한 대표단은 유엔이 원래 배정한 자리에서도 다른 곳으로 좌석을 옮겼습니다.

그것도 한국 대표단과 상당히 떨어진 자리였습니다.

유엔총회에서 트럼프 연설에는 북한 대표단이 참석하고 이재명 대통령 연설 때는 빈자리가 된 상황을 표현한 일러스트

이 장면만 보면 북한의 의도가 꽤 분명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먼저 짚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북한은 왜 자리를 옮겼는지, 왜 이재명 대통령 연설에 참석하지 않았는지 공식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확인된 사실과 외교가에서 나오는 해석을 구분해서 봐야 이번 뉴스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먼저 무슨 일이 있었나? 같은 날 벌어진 세 장면

트럼프 연설 참석과 이재명 대통령 연설 불참, 북한 대표단 좌석 변경을 시간순으로 정리한 그림

시간 순서대로 놓으면 이번 장면은 훨씬 쉽게 보입니다.

장면 확인된 사실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
트럼프 연설 북한 외교관 2명 참석 왜 참석했는지
북한 좌석 유엔 배정석에서 다른 자리로 이동 좌석을 옮긴 정확한 이유
이재명 대통령 연설 북한 대표단 불참 불참을 결정한 정확한 의도

9월 22일 현지시간 오전, 제81차 유엔총회 일반토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했습니다. 북한 측에서는 외교관 2명이 본회의장에 앉아 연설을 들었습니다.

오후 이재명 대통령이 연단에 올랐을 때는 북한 측 좌석이 비어 있었습니다. 북한은 2025년 이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 당시에도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연합뉴스)

북한에서는 김선경 외무성 부상이 이번 유엔총회에서 9월 28일 연설할 예정입니다.

즉 북한이 유엔총회 자체를 외면한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어떤 연설에 참석하고 어떤 연설에는 참석하지 않았느냐입니다.


유엔 좌석은 마음대로 앉는 것 아닌가?

유엔총회 좌석 배정 원칙과 북한 대표단의 좌석 이동을 설명한 도식

기본적으로는 아닙니다. 유엔총회 좌석은 첫 좌석을 추첨으로 정한 뒤, 나머지 회원국을 영어 알파벳 순서에 따라 배치합니다. 다만 대표단의 특별 요청이 있을 경우 자리 조정이 이뤄지기도 합니다.

제81차 총회에서는 모로코가 첫 번째 좌석으로 추첨됐습니다. (유엔 총회 공식 회의록 · 연합뉴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원칙상 북한 대표단은 연단에서 바라봤을 때 왼쪽 끝 구역의 앞에서 10번째 줄에 자리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유엔 측에 좌석 변경을 요청했고, 실제로는 오른쪽 끝 구역의 뒤에서 두 번째 줄로 이동했습니다.

한국 대표단은 중앙에 가까운 오른쪽 세 번째 구역 앞쪽에 자리했습니다. (연합뉴스)

그래서 국내 언론에서는 북한이 한국 대표단과의 우연한 접촉까지 피하려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다만 여기까지는 해석입니다.

북한이 유엔에 제출한 좌석 변경 요청 사유가 공개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한국을 피하기 위해 옮겼다”라고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은 왜 트럼프 연설은 들었을까?

미국과 북한 사이의 핵 협상과 정상외교 구조를 설명한 국제관계도

북한이 트럼프 연설에 참석한 정확한 이유 역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지금의 북미관계를 보면 왜 이 장면이 주목받는지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북한의 핵 문제에서 미국은 단순한 주변국이 아닙니다.

미국의 독자 대북제재, 한미연합훈련과 주한미군, 북미 정상회담과 핵 협상 등 북한이 중요하게 보는 여러 문제가 미국과 직접 연결돼 있습니다.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올해 안에 다시 만나고 싶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Reuters)

한국 정부도 북미대화 재개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뉴욕 정상회담에서도 한반도 문제를 논의했고,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대한민국 청와대)

따라서 북한 입장에서 미국 대통령이 국제무대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는지는 계속 확인할 필요가 있는 사안입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한 발 더 나가서는 안 됩니다.

북한 외교관 2명이 트럼프 연설장에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북미대화 재개 신호로 단정할 근거는 없습니다.

참석은 확인된 사실이고, 그 이유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재명 대통령은 북한에 대화를 제안하지 않았나?

이재명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구상과 북한의 현재 대남 거리두기 상황을 비교한 그림

그렇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유엔 연설에서 멈춰 있는 북미대화를 다시 시작하고 한반도 전쟁 종식과 평화체제 논의로 이어가겠다는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연합뉴스 · 대한민국 청와대)

최근에는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를 우선 멈춘 뒤 단계적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Reuters)

그런데 북한은 한국 정부의 이런 제안에 아직 호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미 한국을 별도의 적대국으로 규정하는 노선을 강화해 왔고, 올해 6월에도 북한 외무성은 한국을 적대국으로 대하는 원칙에 변화가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냈습니다. (연합뉴스)

그래서 이번 유엔총회 장면은 현재의 남북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오는 겁니다.

한국 정부는 대화를 다시 열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북한은 적어도 현재까지 한국과 직접 마주 앉는 쪽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북한이 이 대통령의 연설을 듣지 않았다는 것과 연설 내용을 몰랐다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유엔 연설은 공개되고 연설 내용도 외부에 전달됩니다.

따라서 본회의장에 앉아 있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보다 공개적인 외교무대에서 한국 측과 거리를 두는 모습이 반복됐다는 점이 더 중요한 대목입니다.


그럼 북한은 미국하고만 이야기하고 한국은 빼려는 걸까?

북한과 미국의 직접 대화 가능성과 한국의 한미 공조 역할을 함께 설명한 관계도

아직 그렇게 단정할 단계는 아닙니다.

이번 유엔총회에서 북한 대표단은 미국 대통령 연설에는 참석하고 한국 대통령 연설에는 불참했지만, 이것만으로 북한의 향후 협상 구도를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또 북한과 미국이 직접 대화한다고 해서 한국이 북핵·한반도 문제에서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9월 22일 뉴욕에서 정상회담을 열었고, 청와대 발표에 따르면 두 정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대화 의지를 확인하면서 한반도의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해 긴밀히 소통하기로 했습니다. (대한민국 청와대)

트럼프 대통령은 8월 17일 김정은 위원장이 자신의 대화 제안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다고 주장했지만 구체적인 소통 경로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틀 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최근 북미 정상 간 소통을 알지 못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냈습니다. 따라서 공개적으로 확인되는 북미 접촉 여부는 현재 엇갈린 상태입니다. (Reuters · Reuters)

구조를 단순하게 나누면 이렇습니다.

관계 현재 확인되는 상황
북한 ↔ 미국 트럼프는 대화 의지와 김정은의 긍정적 반응을 주장했지만 북한 측 공개 입장과는 엇갈림
한국 ↔ 미국 정상회담에서 북미대화와 한반도 평화 문제를 협의
남한 ↔ 북한 직접 대화는 사실상 멈춘 상태

그래서 이번 장면을 곧바로 “북한이 미국을 선택하고 한국을 완전히 배제했다”고 정리하는 것은 지나칩니다.

현재 확인되는 수준에서 말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공개하고 있지만 실제 북미 소통 여부를 두고 양측의 공개 설명은 엇갈리고 있고, 남북 직접대화 역시 사실상 멈춰 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연설에는 북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던 걸까?

트럼프 유엔 연설의 주요 의제와 북한 대표단 참석 장면을 설명한 인포그래픽

여기도 의외의 부분이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유엔 연설은 이란, 미국의 군사력과 외교정책, 이민, 쿠바, 인공지능 등 여러 국제 현안을 폭넓게 다뤘습니다. 백악관이 공개한 연설 요약에는 북한이나 김정은이 포함되지 않았고, 공개된 전체 연설문에서도 관련 언급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미 백악관 · Roll Call Factbase)

즉,

“북한이 트럼프 연설을 들었다 → 트럼프가 북한에 특별한 제안을 했다”

라는 구조도 아닙니다.

북한 대표단이 왜 그 연설에 참석했는지는 북한이 설명해야 확정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뉴스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엇을 말했느냐보다도 북한 대표단이 같은 날 두 정상의 연설을 서로 다르게 대했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앞으로는 9월 28일 북한 연설을 보면 된다

9월 28일 김선경 북한 외무성 부상의 유엔총회 연설에서 확인할 핵심 관전 포인트를 정리한 그림

이번 장면의 의미를 조금 더 정확히 판단하려면 9월 28일 북한 대표단의 공식 연설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선경 북한 외무성 부상이 연단에 오를 예정입니다. (연합뉴스)

그때 확인할 내용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직접 언급하는지.

둘째, 한국 정부와 이재명 대통령의 대화 제안에 어떤 표현을 사용하는지.

셋째, 최근 북한이 거듭 강조하고 있는 핵보유국 지위와 비핵화 거부 입장을 어느 정도 수위로 다시 꺼내는지입니다.

북한은 최근 국제사회의 비핵화 요구에 대해 자국의 핵 지위는 되돌릴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있습니다. (Reuters)

따라서 유엔총회장의 빈자리 하나만 보고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북한이 공식 연설에서 미국과 한국을 각각 어떻게 언급하는지를 함께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뉴알남 한 줄 정리

북한 대표단은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 연설에는 외교관 2명이 참석했고, 이재명 대통령 연설에는 참석하지 않았으며, 한국 대표단과 떨어진 곳으로 좌석도 옮겼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그 이유를 공식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 의지와 김정은 위원장의 긍정적 반응을 주장한 반면, 북한 측에서는 최근 정상 간 소통을 알지 못한다는 공개 입장도 나왔다는 점입니다. 북미 소통 여부에 대한 공개 설명은 엇갈리고 있고, 남북 직접대화도 사실상 멈춰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장면은 “북한이 왜 그랬는지 이미 답이 나온 사건”이라기보다, 현재 북미관계와 단절된 남북관계가 유엔이라는 외교무대에서 동시에 드러난 장면으로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북한 대표단, 핵심 질문으로 한눈에 정리

Q. 북한 대표단은 정말 트럼프 연설에 참석했나요?

그렇습니다. 북한 외교관 2명이 9월 22일 유엔총회 본회의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들었습니다. 다만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는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Q. 이재명 대통령 연설 때는 북한 사람이 한 명도 없었나요?

보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이 연설할 당시 북한 대표단 좌석은 비어 있었고 북한 측 인사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Q. 북한이 왜 이재명 대통령 연설에 불참했나요?

정확한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남북관계 단절과 북한의 대남 거리두기 기조가 배경이라는 분석이 있지만 북한이 불참 이유를 공식 발표한 것은 아닙니다.

Q. 북한은 왜 유엔에서 좌석까지 옮겼나요?

북한 대표단이 유엔 측에 좌석 변경을 요청한 것은 확인됐지만 정확한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변경된 좌석이 한국 대표단과 상당히 떨어져 있어 접촉을 피하려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Q. 유엔총회 좌석은 원래 어떻게 정하나요?

회기마다 한 국가를 추첨해 첫 좌석을 정하고 이후 회원국을 영어 알파벳 순서로 배치합니다. 제81차 유엔총회에서는 모로코가 첫 번째 좌석을 차지했습니다.

Q. 트럼프 연설에 참석했다는 것은 북미 정상회담이 임박했다는 뜻인가요?

아닙니다. 북한 외교관이 연설을 들었다는 사실만으로 정상회담 재개를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김정은 위원장과의 대화 의사를 반복해서 밝히고 있는 것은 별도로 확인되는 사실입니다.

Q. 북한이 미국과 대화하면 한국은 배제되는 건가요?

그렇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북미가 직접 협상하더라도 한국과 미국은 한반도 정책을 계속 협의하고 있습니다. 이번 뉴욕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대화 의지와 한반도 평화 문제가 논의됐습니다.

Q. 다음으로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일정은 언제인가요?

현재로서는 9월 28일 김선경 북한 외무성 부상의 유엔총회 연설이 중요합니다. 북한이 미국·한국·핵 문제를 어떤 표현으로 다루는지에 따라 이번 장면의 의미를 조금 더 판단할 수 있습니다.

오늘 뉴알남이 풀어드린 이슈, 이해에 도움이 되셨나요? 🙂
앞으로도 뉴스 속 궁금증을 쉽고 명쾌하게 풀어드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주요 출처

북한 대표단 참석·불참과 좌석 변경

연합뉴스 — 북한 대표단, 트럼프 유엔 연설 참석…이 대통령 연설 땐 공석

YTN — 북한 대표단, 트럼프 유엔 연설 참석…이 대통령 연설 땐 공석

유엔총회 좌석·연설 일정

유엔 총회 공식 회의록 — 제81차 총회 첫 좌석 추첨 및 배치 원칙

이재명 대통령 한반도 구상·한미 정상회담

연합뉴스 — 이재명 대통령 제81차 유엔총회 기조연설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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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 북한, 한국을 적대국으로 대하는 원칙 불변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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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유엔 연설·북미대화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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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ll Call Factbase — 트럼프 제81차 유엔총회 연설 전체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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