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가 유엔 연단에 서자 왜 각국 대표들이 한꺼번에 퇴장했을까?
한 나라의 총리가 유엔총회 연단에 올라갑니다.
그런데 박수를 치거나 연설을 듣는 대신 수십 명의 외교관들이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나 출구로 향합니다.
“외교관들이 남의 나라 정상 연설을 듣다가 그냥 나가도 되는 건가?”
그리고 더 궁금한 부분이 있습니다.
“저렇게 많은 사람이 정말 우연히 동시에 나간 걸까?”
이번 장면은 단순히 몇몇 대표가 네타냐후 총리를 싫어해 즉흥적으로 자리를 뜬 일만은 아니었습니다.
AP는 팔레스타인 유엔대표부가 여러 회원국에 네타냐후 연설이 시작되면 함께 퇴장하자는 메시지를 사전 전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다만 퇴장에 참여한 국가들이 가자전쟁·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의 모든 세부 쟁점에서 같은 입장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AP)

그렇다면 왜 이렇게까지 강한 항의가 벌어진 걸까요?
가자전쟁 때문이라고만 보기에는 그동안 쌓인 문제가 꽤 많습니다.
실제 유엔총회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나?

현지시간 2026년 9월 24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제81차 유엔총회 일반토론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한국시간으로는 9월 25일 새벽입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연단으로 향하자 여러 나라 대표들이 일어나 회의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연합뉴스는 이란·팔레스타인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튀르키예·카타르 등 중동·아랍권 대표들이 퇴장했다고 전했고, AP도 대규모 집단퇴장이 벌어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연합뉴스 · AP)
AP에 따르면 퇴장 뒤 총회장에는 빈자리가 크게 늘었고, 네타냐후의 등장 과정에서는 야유와 환호가 함께 나왔습니다. (AP)
그러자 네타냐후는 연설 첫머리부터 퇴장한 대표들을 “도덕적 겁쟁이들”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스라엘 대표단과 연설을 지지하는 일부 참석자들은 박수와 구호로 반응했습니다. (이스라엘 총리실 · AP)
즉 유엔 전체가 네타냐후의 연설을 거부한 것도 아니고, 아무 일 없이 정상적인 연설이 진행된 것도 아닙니다.
회의는 그대로 이어졌지만, 외교적 충돌이 눈앞에서 그대로 드러난 장면이었습니다.
그런데 저 많은 대표들은 어떻게 동시에 나간 걸까?

완전히 우연히 일어난 행동은 아니었습니다.
AP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유엔대표부는 네타냐후 연설을 앞두고 여러 유엔 회원국에 메시지를 보내 가능한 많은 대표단 직원이 총회장에 들어왔다가 네타냐후의 소개와 함께 집단으로 퇴장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팔레스타인 측은 이를 가자전쟁과 이스라엘 정책에 반대한다는 메시지로 설명했습니다. (AP)
그래서 영상에서 보면 사람들이 몇 명씩 제각각 일어나는 게 아니라 여러 구역에서 한꺼번에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던 겁니다.
다만 여기서 구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공동퇴장 요청이 있었다’와 ‘퇴장한 모든 나라가 팔레스타인 측의 모든 주장에 동의한다’는 것은 전혀 같은 말이 아닙니다.
유엔 회의장에서 퇴장은 불만이나 거부 의사를 나타내는 강한 외교적 항의 수단으로 사용됩니다. 연합뉴스도 이번 사안을 그런 맥락의 항의로 설명했습니다. (연합뉴스)
다만 공동퇴장에 참여한 국가들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의 모든 세부 정책에서 같은 입장을 가진 것은 아닙니다. 공통된 항의 행동이 있었다는 사실과 각국의 세부 외교정책이 동일하다는 것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자전쟁 때문에 나간 것만은 아니었나?

가자전쟁이 가장 큰 배경 가운데 하나인 것은 맞지만 그것 하나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가자지구의 막대한 민간인 피해와 인도주의 상황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비판이 계속돼 왔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겨냥한 군사작전이라고 주장하며 집단학살 주장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Reuters)
유엔총회 일반토론이 시작된 9월 22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가자의 민간인 피해와 인도적 지원 문제를 거론했고, 별도의 고위급회의에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국가로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을 강조했습니다. (유엔 사무총장 연설 · 유엔 두 국가 해법 고위급회의 발언)
여기에 국제형사재판소 ICC 문제도 있습니다.
그리고 2026년에는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 공격으로 중동의 군사적 충돌 범위가 더 넓어졌습니다. (AP)
네타냐후 역시 이번 유엔 연설에서 이란 공격을 옹호했고,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위협을 제거함으로써 다른 나라들의 안보에도 기여했다는 취지로 주장했습니다. (이스라엘 총리실 · AP)
따라서 이번 총회장 퇴장 장면은
가자전쟁
→ 팔레스타인 문제
→ ICC 체포영장
→ 이란과의 전쟁
→ 이스라엘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외교적 갈등
이 한꺼번에 겹쳐 나타난 결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ICC가 체포영장을 냈다면 네타냐후는 이미 유죄라는 뜻일까?

아닙니다. 체포영장은 유죄 확정판결이 아닙니다.
국제형사재판소 ICC는 2024년 11월 21일 네타냐후 총리와 당시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에 대해 가자전쟁과 관련한 전쟁범죄·반인도적 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이스라엘은 혐의와 ICC의 판단에 강하게 반발해 왔습니다. (ICC 공식 발표)
많이 헷갈리는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뉴스에 ICC와 ICJ가 동시에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 구분 | ICC 국제형사재판소 | ICJ 국제사법재판소 |
|---|---|---|
| 누구를 다루나 | 개인 | 국가 |
| 이번 사안 | 네타냐후 등 개인의 형사책임 | 남아공이 제기한 이스라엘의 국가책임 사건 |
| 현재 알려진 조치 | 네타냐후 체포영장 발부 | 여러 잠정조치 명령 |
| 꼭 구분할 점 | 체포영장 ≠ 유죄 확정 | 잠정조치 ≠ 최종 본안판결 |
ICJ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이스라엘을 상대로 가자지구 집단학살방지협약 위반 여부를 다투는 별도의 사건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총회에서도 ICJ가 이 사건에서 법적 구속력이 있는 잠정조치를 내렸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ICJ 사건 페이지 · 유엔)
따라서
“ICC가 네타냐후 체포영장을 냈다”
와
“국제재판소가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을 최종 확정했다”
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이 차이를 놓치면 이번 유엔총회 논란도 상당히 다르게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유엔에서 연설 도중 나가버리면 무슨 효과가 있을까?

여기서 가장 많이 생길 수 있는 오해가 있습니다.
집단퇴장을 했다고 해서 유엔이 이스라엘을 제재한 것은 아닙니다.
네타냐후의 연설도 중단되지 않았습니다.
이스라엘의 유엔 회원국 지위에도 아무 변화가 없고, ICC 체포영장이나 가자전쟁과 관련한 법적 판단이 새로 내려진 것도 아닙니다.
집단퇴장은 말 그대로 외교적 항의 표시입니다.
유엔총회 같은 국제무대에서는 상대 국가의 연설을 듣지 않고 자리를 떠나는 행동 자체가 메시지가 됩니다.
“우리는 이 연설에 정상적으로 참석하고 싶지 않다.”
라는 입장을 카메라와 다른 회원국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보여주는 셈입니다.
그래서 실제 제도적 효과는 거의 없지만, 수십 명이 동시에 움직이면 뉴스 화면은 매우 강렬해집니다.
특히 정상 연설은 말의 내용이 뉴스가 되는 것이 보통인데, 이번에는 연설 내용 못지않게 ‘누가 자리를 비웠는가’ 자체가 뉴스가 됐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장면이 유난히 중요하게 보이는 이유는 뭘까?

이번 장면에는 또 하나의 배경이 있습니다.
이스라엘 제26대 크네세트 총선이 2026년 10월 27일로 예정돼 있다는 점입니다. 이스라엘 외교부도 재외국민 선거 안내에서 이 날짜를 공식 선거일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외교부)
Reuters는 네타냐후가 가자전쟁을 둘러싼 해외의 비판을 받는 동시에 국내에서는 10월 27일 총선을 앞둔 선거운동 상황에서 이번 유엔 연설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Reuters 보도)
네타냐후의 연설은 이스라엘의 가자·이란 군사행동을 정당화하고 국제사회의 비판을 반박하는 내용이 중심이었습니다.
그는 가자지구에서 집단학살을 벌였다는 주장을 강하게 부인했고, 이란 공격은 이스라엘의 안보를 위해 필요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대로 퇴장한 대표단들은 같은 공간에서 이스라엘의 군사행동과 팔레스타인 문제에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보여줬습니다.
말로만 서로 다른 입장을 발표하던 외교 갈등이
한쪽은 연단에 남고
다른 쪽은 회의장을 떠나는
장면으로 눈앞에 나타난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 영상이 유독 강하게 보이는 겁니다.
앞으로는 무엇을 보면 될까?
이번 집단퇴장 자체가 어떤 국제법적 절차를 시작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앞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퇴장 다음에 실제 외교정책이 어떻게 움직이는가입니다.
첫째는 가자 문제입니다.
유엔 중동특별조정관실(UNSCO)은 9월 24일 보고서에서 가자의 휴전이 여전히 취약하고, 하마스 등 무장단체의 무장해제와 대규모 재건·회복이 아직 충분히 이행되지 않았다고 평가했습니다. (유엔 UNSCO 보고서)
둘째는 ICC 문제입니다.
네타냐후에 대한 ICC 체포영장은 국제사회에서 계속 법적·외교적 논쟁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미국은 ICC의 네타냐후 관련 조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ICC 자체를 겨냥한 추가 제재 가능성도 제기했습니다. (Reuters)
셋째는 팔레스타인 국가 문제입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번 유엔총회 기간에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독립국가로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을 다시 강조했습니다. (유엔)
그리고 넷째는 이스라엘 국내정치입니다.
10월 27일 총선을 앞두고 가자전쟁과 이란전쟁, 국제사회의 비판은 네타냐후의 선거운동과 함께 이스라엘 국내정치의 주요 쟁점으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Reuters 보도)
뉴알남 한 줄 정리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유엔총회 연설 때 벌어진 집단퇴장은 유엔이 이스라엘을 제재하거나 네타냐후의 유죄를 선언한 사건이 아닙니다.
팔레스타인 유엔대표부가 여러 회원국에 공동퇴장을 사전 요청했고, 가자전쟁과 팔레스타인 문제, ICC 체포영장, 이란전쟁 등 그동안 누적된 갈등 속에서 여러 대표단이 여기에 호응하면서 벌어진 상징적인 외교 항의였습니다.
네타냐후는 퇴장한 대표들을 강하게 비판하며 가자와 이란에서의 이스라엘 군사행동을 옹호했습니다.
그러니까 이번 장면의 핵심은 단순히
“외교관들이 예의 없이 연설장을 나갔다”
가 아니라,
이스라엘을 둘러싸고 국제사회의 간극이 얼마나 커졌는지를 유엔총회장 안에서 눈으로 보여준 장면이었다는 데 있습니다.
네타냐후 연설, 핵심 질문으로 한눈에 정리
Q. 네타냐후 연설 때 정말 각국 대표들이 집단으로 퇴장했나요?
네. 2026년 9월 24일 현지시간 네타냐후 총리가 제81차 유엔총회에서 연설을 시작할 때 수십 명의 대표들이 회의장을 떠났습니다.
Q. 대표단들은 왜 동시에 퇴장했나요?
팔레스타인 유엔대표부가 여러 회원국에 네타냐후의 소개와 함께 공동퇴장해 달라는 사전 요청을 보낸 사실이 AP를 통해 확인됐습니다.
Q. 퇴장한 나라들은 모두 같은 이유로 나간 건가요?
그렇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공동행동에 참여했더라도 각국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가자전쟁에 대한 구체적인 외교정책은 서로 다릅니다.
Q. 집단퇴장을 하면 유엔에서 이스라엘이 제재를 받나요?
아닙니다. 집단퇴장 자체에는 직접적인 법적 제재 효과가 없습니다. 연설도 예정대로 계속됐습니다.
Q. ICC가 네타냐후 체포영장을 발부했다면 유죄라는 뜻인가요?
아닙니다. ICC가 2024년 체포영장을 발부했지만 체포영장과 유죄 확정판결은 다릅니다.
Q. ICC와 ICJ는 같은 국제재판소인가요?
아닙니다. ICC는 개인의 국제범죄 형사책임을 다루고, ICJ는 국가 간 법적 분쟁을 다룹니다. 네타냐후 체포영장은 ICC 사안이고, 남아공이 이스라엘을 상대로 제기한 집단학살방지협약 사건은 ICJ 사안입니다.
Q. 네타냐후는 유엔에서 어떤 입장을 밝혔나요?
가자에서 집단학살을 벌였다는 주장을 부인하고, 이란에 대한 공격과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이 자국 안보를 위해 필요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Q. 이번 집단퇴장 이후 가장 봐야 할 것은 무엇인가요?
퇴장 자체보다 가자 휴전 이행과 재건, 팔레스타인 국가 문제, ICC를 둘러싼 국제갈등, 그리고 2026년 10월 27일 이스라엘 총선을 앞둔 국내정치에서 이 문제들이 어떻게 다뤄지는지가 후속 쟁점입니다.
오늘 뉴알남이 풀어드린 이슈, 이해에 도움이 되셨나요? 🙂
앞으로도 뉴스 속 궁금증을 쉽고 명쾌하게 풀어드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주요 출처
유엔총회 집단퇴장·네타냐후 연설
연합뉴스 — 네타냐후 유엔 연설에 중동·아랍국들 집단 퇴장
AP — 네타냐후 연설과 팔레스타인 대표부의 공동퇴장 요청 보도
가자·팔레스타인 문제와 유엔 입장
유엔 — 제81차 유엔총회 개막 사무총장 연설 중 팔레스타인 관련 내용
ICC 체포영장·국제재판
국제형사재판소 — 네타냐후·갈란트 체포영장 발부 공식 발표
국제사법재판소 — South Africa v. Israel 사건 공식 페이지
국제정세·후속 상황
Reuters — 네타냐후 유엔 연설을 앞둔 가자전쟁·국제비판 배경
유엔 UNSCO — 2026년 9월 가자 휴전·재건·무장해제 진행 상황
이스라엘 외교부 — 2026년 10월 27일 제26대 크네세트 선거 안내
Reuters 보도 재게재 — 네타냐후 유엔 연설과 10월 27일 총선 배경
Reuters — ICC를 둘러싼 미국의 추가 제재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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