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무죄였던 김범수, 그런데 검찰은 왜 2심에서도 징역 15년을 구형했을까?
“1심에서 무죄가 나왔으면 재판이 끝난 것 아닌가?”
그런데 2026년 9월 23일,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에게 다시 징역 15년을 구형했습니다. 벌금 5억원도 함께 요청했고, 뉴시스는 검찰이 약 1,272억원의 추징도 요청했다고 전했습니다. (연합뉴스 · 뉴시스)
더 헷갈리는 것은 김범수가 이미 2025년 10월 21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같은 사건에서 어떻게 다시 징역 15년이라는 숫자가 등장한 걸까요?
먼저 하나만 분명히 해두면 이해가 쉬워집니다.
‘구형’은 법원이 내린 형이 아닙니다. 검찰이 재판부에 “이 정도 형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입니다. 실제 유무죄와 형량을 결정하는 것은 재판부의 ‘선고’입니다.
따라서 현재 상황을 “김범수가 2심에서 징역 15년을 받았다”고 이해하면 안 됩니다. 2심 판결은 아직 나오지 않았고, 선고기일은 2026년 11월 20일로 잡혀 있습니다. (연합뉴스)

그렇다면 이야기는 다시 2023년으로 돌아갑니다.
왜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사들인 일이 3년 넘게 형사재판으로 이어졌는지부터 보면 이번 항소심이 훨씬 쉽게 이해됩니다.
2023년 SM 인수전에서 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

핵심은 카카오와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을 놓고 벌인 인수 경쟁입니다.
당시 하이브는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14.8%를 확보한 뒤, 2023년 2월 주당 12만원에 SM 주식 25%를 추가로 사들이는 공개매수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SM 주가가 공개매수가인 12만원을 웃돌면서 실제 공개매수로 추가 확보한 지분은 0.98%에 그쳤습니다. (연합뉴스)
쉽게 말하면 시장에서 SM 주식을 12만원보다 비싸게 팔 수 있는데, 굳이 하이브에 12만원에 넘길 이유가 줄어든 것입니다.
이후 카카오는 3월 7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함께 SM 주식을 주당 15만원에 최대 35%까지 공개매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이브가 제시했던 12만원보다 25% 높은 가격이었습니다. (연합뉴스)
결국 3월 12일 하이브와 카카오는 경쟁을 멈췄습니다. 카카오가 SM 경영권을 가져가고, 하이브는 플랫폼 분야에서 협력하는 방향으로 인수전이 정리됐습니다. (연합뉴스)
당시만 보면 치열한 기업 인수전이 끝난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이후 수사기관은 하이브가 12만원에 공개매수를 진행하던 시기에 이뤄진 카카오 측의 SM 주식 장내매수를 들여다보기 시작했습니다.
검찰은 카카오의 주식 매수를 왜 ‘시세조종’이라고 본 걸까?

검찰이 문제 삼은 것은 ‘카카오가 SM 주식을 샀다’는 사실 자체가 아닙니다.
검찰의 공소사실은 카카오 측이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실패시키기 위해 SM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유지할 목적으로 대규모 장내매수를 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시세조종에 해당한다는 것이 검찰의 주장입니다. (연합뉴스)
여기서 사건의 핵심은 ‘매수 행위가 있었느냐’보다 ‘무슨 목적으로 매수했느냐’에 가깝습니다.
주식을 대량으로 사면 시장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격에 영향을 줬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형사상 시세조종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주식을 확보하기 위한 정상적인 투자였는지, 아니면 경쟁자의 공개매수를 깨뜨리기 위해 가격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려는 목적이 있었는지가 중요한 쟁점이 됐습니다.
김범수 측은 그동안 불법적인 시세조종을 지시하거나 원아시아파트너스 측과 시세조종을 공모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습니다. 항소심 최후진술에서도 김범수는 불법적인 방법을 지시한 사실이 없고, 구체적인 공모 증거가 제시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했습니다. (연합뉴스 · 뉴시스)
그런데 1심은 왜 김범수에게 무죄를 선고했나?

1심은 검찰이 제시한 증거만으로 김범수 측에 시세조종 목적과 공모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2025년 10월 서울남부지법은 김범수와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연합뉴스)
재판부는 카카오의 대규모 장내매수가 실제 주가에 영향을 줬더라도 그 사실만으로 시세조종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습니다.
또 매수 주문의 시간 간격과 방식 등을 볼 때 정상적인 시장가격보다 높은 수준으로 주가를 고정하려는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카카오가 경영권 확보를 위해 필요한 주식 물량을 확보하려 했다는 피고인들의 설명도 합리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연합뉴스)
또 하나 큰 쟁점이 있었습니다.
검찰은 카카오와 원아시아파트너스의 공모 관계를 뒷받침하는 핵심 증거로 이준호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의 진술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이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변경된 경위 등을 문제 삼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연합뉴스)
정리하면 1심이 본 핵심은 이것입니다.
“카카오가 SM 주식을 대량으로 샀고 결과적으로 주가가 움직였다”는 것과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깨뜨리기 위한 시세조종을 김범수 등이 공모했다”는 것은 법적으로 같은 말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1심은 후자까지 인정할 만큼 증명이 충분하지 않다고 본 것입니다.
무죄였는데 검찰은 왜 2심에서도 다시 징역 15년을 요구했을까?

검찰이 1심 판단 자체가 잘못됐다고 보고 항소했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항소심에서 1심 재판부가 범죄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들을 제대로 판단하지 않았고, 판결에 사실오인과 법리오해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1심 무죄를 파기해야 한다는 것이 검찰의 입장입니다. (연합뉴스)
여기서 “1심에서 무죄가 나왔는데 왜 구형량을 줄이지 않았느냐”는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검찰 입장에서는 1심 무죄 판단 자체를 뒤집어 유죄로 판단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1심 결심공판에서 요구했던 징역 15년을 항소심에서도 다시 요청한 것입니다. 김범수 외 카카오 전·현직 경영진들에 대해서도 원심과 같은 구형량을 요청했습니다. (연합뉴스 · 뉴시스)
그러니까 ‘무죄 판결 뒤에 15년이 추가됐다’고 생각하면 구조가 이상해집니다.
정확하게는 ‘1심에서 검찰이 15년을 요청했지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고, 검찰이 그 무죄 판단에 불복해 항소한 뒤 2심에서도 같은 15년을 요청했다’는 순서입니다.
검찰·김범수 측·1심 재판부는 어디에서 판단이 갈리는 걸까?
이 사건은 같은 주식매수 행위를 놓고 ‘왜 샀느냐’와 ‘김범수가 어디까지 알고 지시했느냐’를 다르게 보고 있습니다.
핵심을 나눠보면 이렇습니다.
| 핵심 쟁점 | 검찰 주장 | 김범수 측 입장·1심 판단 |
|---|---|---|
| 장내매수 목적 | 하이브의 12만원 공개매수를 저지하기 위한 시세조종 목적이 있었다는 주장 | 김범수 측은 불법 시세조종 목적을 부인. 1심은 물량 확보 목적이라는 설명에 합리성이 있다고 판단 |
| 주가에 미친 영향 | 매수 방식과 규모 등을 시세조종 정황으로 해석 | 1심은 주가에 영향을 줬다는 사실만으로 시세조종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 |
| 원아시아파트너스와 공모 | 관련자 진술·정황 등을 토대로 역할 분담이 있었다는 주장 | 김범수 측은 공모를 부인. 1심은 핵심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 |
| 김범수의 관여·지시 여부 | 검찰은 SM 인수 의도와 시세조종 목적을 뒷받침하는 객관적 증거가 다수 존재한다고 주장 | 김범수는 불법적인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구체적인 공모 증거도 없다고 주장 |
| 1심 판결 평가 | 사실오인과 법리오해가 있어 무죄를 파기해야 한다는 입장 | 김범수 측은 1심 무죄가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 |
현재 중요한 것은 표의 어느 쪽이 ‘정답’이라고 미리 결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검찰의 주장은 아직 항소심 재판부가 받아들인 결론이 아니고, 1심 무죄 역시 검찰의 항소로 확정된 상태가 아닙니다. 2심 재판부가 양측 주장과 증거를 어떻게 평가할지가 남아 있습니다. (연합뉴스)
김범수는 그동안 구속까지 됐는데, 그것도 유죄라는 뜻은 아니었나?
아닙니다. 구속이나 기소와 유죄 확정은 서로 다른 단계입니다.
김범수는 2024년 7월 이 사건과 관련해 구속됐고, 같은 해 10월 31일 법원의 보석 허가로 구속 100일 만에 석방됐습니다. 이후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 2025년 10월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연합뉴스 · 연합뉴스)
이 사건의 흐름을 날짜 순서로 놓으면 훨씬 선명합니다.
| 시점 | 주요 사건 |
|---|---|
| 2023년 2월 | 하이브, SM 주당 12만원 공개매수 추진 |
| 2023년 3월 6일 | 하이브 공개매수로 추가 확보한 지분 0.98%에 그침 |
| 2023년 3월 7일 | 카카오·카카오엔터, 주당 15만원 공개매수 발표 |
| 2023년 3월 12일 | 카카오가 경영권을 갖는 방향으로 하이브와 인수전 합의 |
| 2024년 7월 23일 | 김범수 구속 |
| 2024년 10월 31일 | 법원 보석 허가로 석방 |
| 2025년 10월 21일 | 1심 무죄 |
| 2026년 9월 23일 | 항소심 결심공판, 검찰 징역 15년 구형 |
| 2026년 11월 20일 | 항소심 선고 예정 |
처음 SM 경영권을 놓고 벌어진 기업 인수 경쟁이 금융당국의 조사와 검찰 수사, 구속과 기소, 1심 무죄를 거쳐 3년 넘게 이어진 셈입니다.
이제 가장 중요한 것은 11월 20일에 무엇이 나오느냐다

항소심 재판부는 2026년 11월 20일 판결을 선고할 예정입니다. (연합뉴스)
2심 재판부가 검찰의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1심 무죄 판단이 유지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여 원심을 파기하고 다른 판단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항소심 판결이 곧바로 마지막 단계라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판결에 불복하는 당사자가 상고하면 대법원 판단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단계에서 가장 정확한 표현은 “김범수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고, 검찰이 항소해 2심에서 다시 징역 15년을 구형했으며, 항소심 판결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입니다.
뉴알남 한 줄 정리
김범수에게 나온 ‘징역 15년’은 항소심 판결이 아니라 검찰의 구형입니다. 1심은 시세조종 목적과 공모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지만, 검찰은 이 판단에 사실오인과 법리오해가 있다며 같은 징역 15년을 다시 요청했습니다. 최종적으로 2심 재판부가 어느 판단을 받아들일지는 11월 20일 선고에서 확인하게 됩니다.
김범수 항소심, 핵심 질문으로 한눈에 정리
Q. 김범수가 항소심에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은 건가?
아닙니다. 검찰이 징역 15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구형’입니다. 항소심 판결은 2026년 11월 20일 선고될 예정입니다. (연합뉴스)
Q. 1심에서 무죄였는데 왜 2심 재판을 하는 건가?
검찰이 1심 무죄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1심에 사실오인과 법리오해가 있다고 주장하며 무죄 판결을 파기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Q. 검찰은 왜 1심과 똑같이 징역 15년을 요구했나?
검찰이 1심 무죄 판단 자체가 잘못됐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항소심에서도 1심과 같은 징역 15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했습니다. (연합뉴스)
Q. 사건의 출발점인 하이브 공개매수 가격은 얼마였나?
하이브는 2023년 2월 SM 주식을 주당 12만원에 공개매수했습니다. 하지만 시장가격이 이를 웃돌면서 공개매수로 추가 확보한 지분은 0.98%에 그쳤습니다. (연합뉴스)
Q. 카카오는 이후 얼마에 공개매수했나?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023년 3월 주당 15만원에 최대 35%를 사들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이브의 12만원보다 25% 높은 가격이었습니다. (연합뉴스)
Q. 1심은 왜 시세조종을 인정하지 않았나?
대규모 장내매수가 주가에 영향을 줬더라도 그것만으로 시세조종이라고 볼 수 없고, 주식 물량 확보를 위한 매수였다는 설명에도 합리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검찰이 제시한 공모 관련 핵심 진술의 신빙성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연합뉴스)
Q. 1심 무죄는 지금 확정된 판결인가?
아닙니다. 검찰이 항소했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입니다. 따라서 1심 무죄 판단은 존재하지만 형사재판 절차가 최종적으로 끝난 상태는 아닙니다.
Q. 다음으로 봐야 할 날짜는 언제인가?
2026년 11월 20일입니다. 서울고법이 이날 항소심 판결을 선고할 예정입니다. (연합뉴스)
오늘 뉴알남이 풀어드린 이슈, 이해에 도움이 되셨나요? 🙂
앞으로도 뉴스 속 궁금증을 쉽고 명쾌하게 풀어드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주요 출처
2026년 항소심 결심공판과 징역 15년 구형
‘SM 주가조작’ 김범수 2심서 징역 15년 구형…11월20일 선고(종합) – 연합뉴스
檢, ‘SM 시세조종’ 카카오 김범수 2심서도 징역 15년 구형…11월20일 선고 – 뉴시스
1심 무죄 판단
‘SM 주가조작’ 김범수, 1심 무죄…법원 “수사가 진실 왜곡” – 연합뉴스
법원, ‘SM 시세조종’ 카카오 김범수 보석 허가…구속 100일만 – 연합뉴스
2023년 SM·하이브·카카오 인수전
하이브, 공개매수 실패…SM 지분 0.98% 확보 그쳐 –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