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가 미국 땅이라고? 트럼프는 왜 ‘미국 영토’라고 했을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 눈길을 끄는 말을 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지금 미국 영토로 보고 있다.”

뉴스를 본 분이라면 이런 생각부터 들 수 있습니다.

“잠깐, 호르무즈 해협이 미국 근처에 있나?”

“이란 옆에 있는 바다 아닌가?”

“미국 대통령이 선언하면 다른 나라 앞바다도 미국 영토가 될 수 있는 건가?”

그리고 한 가지 의문이 더 생깁니다.

“트럼프는 도대체 왜 이런 말을 하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호르무즈 해협이 실제 미국 영토가 된 것은 아닙니다.

트럼프의 이번 발언은 지금 미국과 이란이 벌이고 있는 힘겨루기, 그리고 호르무즈 해협을 누가 실질적으로 통제하느냐는 문제와 연결해서 봐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오늘 뉴알남이 처음부터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트럼프는 정확히 뭐라고 했을까?

미국 현지시간 8월 21일,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머틀비치에서 열린 정치 행사에서 이란 문제를 이야기하다가 호르무즈 해협을 언급했습니다.

발언 전문을 보면 트럼프는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 뒤, 이란이 협상을 원하고 있다는 취지로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지금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 영토로 보고 있다”며 사실상 같은 말을 두 차례 반복했습니다.

한국시간으로는 8월 22일에 해당하는 발언입니다. (Reuters 보도)

중요한 점은 이게 갑자기 나온 말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트럼프는 8월 14일에도 이란을 상대로 승리한 뒤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 영토로 선언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8월 18일에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호르무즈를 ‘새로운 미국 영토(New U.S. Territory)’라고 표시한 지도까지 올렸습니다.

그러니까 이번 발언은 단순한 말실수라기보다 최근 트럼프가 반복하고 있는 주장으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그런데 호르무즈 해협은 도대체 어디에 있을까?

호르무즈 해협은 미국과는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북쪽에는 이란, 남쪽에는 오만이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페르시아만 안쪽에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이라크·쿠웨이트·카타르·UAE 등의 석유와 가스가 바깥 바다로 나가기 위해 지나가는 좁은 출입구입니다.

가장 좁은 곳은 약 21마일, 약 34km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원유 수송의 ‘목’으로 불립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 EIA)

지도를 보면 왜 이곳을 두고 미국과 이란이 그렇게 신경전을 벌이는지 감이 잡힙니다.

이 좁은 바다를 제대로 지나가지 못하면 중동산 원유 수송 자체가 크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호르무즈는 정말 누구 땅일까?

여기서 많이 헷갈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트럼프가 “미국 영토”라고 했다고 해서 미국이 호르무즈의 소유권을 확보한 것이 아닙니다.

국제해양법의 기본 원칙을 보면 국제항행에 이용되는 해협의 통항 제도가 있다고 해서 해협을 접하고 있는 국가들의 영해나 주권·관할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호르무즈의 연안국은 이란과 오만입니다. (유엔 해양법협약 제34조)

실제로 국제해사기구(IMO)는 현재 호르무즈 주변 항로와 관련해 북쪽 항로는 이란, 남쪽 항로는 오만이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두 나라가 해상교통의 흐름과 충돌 방지를 관리한다는 것입니다. (IMO 호르무즈 운영 안내)

따라서 “호르무즈가 미국 영토가 됐다”는 것은 현재 국제법적으로 확인된 사실이 아닙니다.

한 가지 더 짚어야 합니다.

이란은 반대로 “호르무즈는 이란의 것”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지만, 이것 역시 호르무즈 전체가 오직 이란만의 영토라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정확하지 않습니다.

이란과 오만 사이에 있는 국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해협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가장 쉽습니다.


그런데 트럼프는 왜 굳이 ‘미국 영토’라는 말을 할까?

바로 이 부분이 이번 뉴스의 핵심입니다.

트럼프의 속마음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최근 발언과 실제 상황을 함께 보면 ‘영토’라는 법적 개념과 ‘누가 힘으로 통제하고 있느냐’는 문제를 의도적으로 강하게 연결하는 정치적 표현으로 볼 여지가 큽니다.

현재 미국은 이란을 상대로 해상 봉쇄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에 따르면 8월 21일까지 미군은 봉쇄 과정에서 상선 68척의 항로를 돌렸고, 3척을 무력화했으며 2척에는 병력이 승선했습니다. 다만 미국이 시행하는 봉쇄의 직접적인 목표는 이란 항구로 들어가거나 나오는 선박이며, 이것이 곧 호르무즈 해협 자체에 대한 미국의 영토주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쉽게 말하면 이런 겁니다.

어떤 도로에 경찰이나 군인이 나와 차량을 통제하고 있다고 해서 그 도로의 소유권이 그 군대의 국가로 넘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군사적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과 법적으로 영토를 소유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트럼프의 ‘미국 영토’ 발언을 이해할 때 가장 중요한 구분입니다.


미국과 이란은 왜 호르무즈를 놓고 이렇게까지 싸울까?

이번 사태는 단순한 영토분쟁이 아닙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 2월 28일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을 시작했고, 이후 충돌은 이란 핵 문제와 경제제재, 호르무즈 통항 문제까지 얽히며 장기화됐습니다.

한동안 미국과 이란은 협상을 통해 사태를 풀어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6월 마련된 임시 합의는 결국 흔들렸고, 이란은 미국이 제재 해제와 항구 봉쇄 해제 등의 조건을 이행할 때까지 호르무즈를 다시 정상화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반대로 트럼프는 협상이 사실상 끝났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왜 이란이 호르무즈를 카드로 사용할까요?

미국이 이란 경제를 제재로 압박할 수 있다면, 이란은 세계 경제에 중요한 호르무즈 해협을 지렛대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호르무즈는 단순한 바닷길이 아니라 미국과 이란이 서로 상대방을 압박하는 핵심 수단이 됐습니다.


호르무즈 하나가 왜 세계 경제를 흔들까?

전쟁 이전의 평상시 상황을 보면 호르무즈가 왜 중요한지 더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호르무즈를 통과한 석유는 하루 평균 2,090만 배럴이었습니다.

이는 전 세계 석유류 소비량의 약 20%, 해상으로 거래되는 원유의 약 4분의 1에 해당했습니다. (미국 EIA 호르무즈 분석)

그런데 전쟁 이후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EIA의 2026년 8월 자료를 보면 호르무즈의 원유·석유제품 통과량은 2025년 4분기 하루 2,160만 배럴에서 2026년 2분기 490만 배럴까지 급감했습니다. (EIA 2026년 에너지안보 자료)

큰 수도관을 갑자기 가늘게 조여버린 것과 비슷합니다.

기름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운송이 어려워지고 우회 비용이 늘어나니 국제유가가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한국하고는 무슨 상관일까?

한국 입장에서는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할 수 있습니다.

호르무즈를 통과하는 원유의 상당 부분은 미국이 아니라 아시아로 향합니다.

EIA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호르무즈를 지난 원유와 콘덴세이트의 89%가 아시아 시장으로 갔고, 중국·인도·일본·한국 네 나라가 전체의 74%를 차지했습니다. 한국은 호르무즈 문제와 결코 무관한 나라가 아닙니다.

실제로 최근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다시 높아지면서 국제유가도 상승했습니다.

8월 21일 거래에서 국제유가의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는 배럴당 94.39달러로 마감했습니다. 미국의 대이란 추가 제재와 호르무즈 공급 차질 우려가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Reuters 국제유가 보도)

국제유가가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한국에서는 원유 수입가격뿐 아니라 휘발유·경유, 운송비, 항공료, 생산비와 물가에도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트럼프의 호르무즈 발언을 단순히 “또 트럼프가 이상한 말을 했다” 정도로 넘겨보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 말이 나온 장소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에너지 길목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미국이 정말 호르무즈를 자기 땅으로 만들 수도 있을까?

현재 확인된 상황만 놓고 보면 그렇게 볼 근거는 없습니다.

트럼프가 여러 차례 ‘미국 영토’라는 표현을 사용했고 미국이 막강한 해군력을 투입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군함이 있다고 영토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의 군사적 영향력과 호르무즈에 대한 국제법상 주권 문제는 구분해야 합니다.

국제해사기구 역시 호르무즈 같은 국제항행 해협에 대해서는 국제법에 따른 통항 권리와 자유가 훼손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IMO 공식 입장)

따라서 지금 단계에서 가장 정확한 표현은 이것입니다.

트럼프가 호르무즈를 ‘미국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호르무즈가 실제 미국 영토로 편입된 것은 아니다.


이란은 어떻게 반응하고 있을까?

이란은 당연히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처음 이런 주장을 내놓자 이란의 카젬 가리바바디 외무차관은 호르무즈를 미국이 가져갈 수 없다는 취지로 반박했고, 해협을 계속 자신들이 통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란 반응 보도)

다만 여기에서도 양측의 주장과 실제 법적 상태를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트럼프가 “미국 영토”라고 말한다고 실제 미국 영토가 되는 것이 아니듯, 이란이 “호르무즈는 이란의 것”이라고 주장한다고 해협 전체가 이란만의 영토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결국 지금 벌어지는 상황은 영토 소유권이 공식적으로 바뀐 사건이라기보다 호르무즈를 누가 실질적으로 움직이고 통제할 수 있느냐를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힘겨루기에 가깝습니다.


앞으로 무엇을 보면 될까?

앞으로 가장 먼저 봐야 할 것은 미국의 추가 대이란 제재입니다.

미국은 이란뿐 아니라 이란과 거래하는 국가들까지 겨냥한 강력한 경제조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란산 원유의 주요 구매국인 중국이 어떻게 대응할지가 중요합니다.

이란 외무장관은 8월 23일 미국의 새로운 제재가 실패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반발했습니다. 미국과 이란은 군사충돌을 잠시 줄인 상태에서도 협상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어 호르무즈 문제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남아 있습니다. (Reuters 8월 23일 후속보도)

두 번째는 호르무즈의 실제 선박 통행량입니다.

정치인들의 강한 말보다 이 숫자가 훨씬 중요합니다.

유조선이 다시 정상적으로 통과하기 시작한다면 국제유가 부담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다시 공격이나 봉쇄가 심해지면 세계 에너지시장은 즉시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트럼프가 ‘미국 영토’라는 표현을 실제 정책이나 공식적인 영유권 주장으로 발전시키는지, 아니면 군사적 우위를 강조하기 위한 정치적 표현으로 계속 사용하는지입니다.

이 둘은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뉴알남 한 줄 정리

호르무즈 해협은 미국 영토가 아닙니다.

트럼프가 ‘미국 영토’라고 말하는 배경에는 미국이 해군력을 이용해 이란을 압박하고 호르무즈에서 강한 통제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상황이 있습니다.

하지만 군사적으로 통제하는 것과 법적으로 내 나라 영토가 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그리고 이 말이 중요한 진짜 이유는 호르무즈가 단순한 바다가 아니라 세계 원유가 오가는 핵심 길목이며, 한국의 기름값과 물가에도 연결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뉴알남이 풀어드린 이슈, 이해에 도움이 되셨나요? 🙂
앞으로도 뉴스 속 궁금증을 쉽고 명쾌하게 풀어드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주요 출처

트럼프의 ‘미국 영토’ 발언

  • Roll Call Factbase / Donald Trump Speech, Political Rally, Myrtle Beach, South Carolina / 2026.8.21
    트럼프가 호르무즈를 현재 미국 영토로 본다고 말한 실제 연설 내용을 확인.
    발언 전문 보기
  • Reuters / Trump says he views Strait of Hormuz as ‘American territory’ ahead of new US sanctions on Iran / 2026.8.22
    트럼프 발언과 미국·이란 갈등의 최신 상황을 확인.
    Reuters 보도 보기

호르무즈의 법적·지리적 지위

  • United Nations / UN Convention on the Law of the Sea, Part III Article 34
    국제항행 해협의 통항제도와 연안국의 주권·관할권 관계 확인.
    유엔 해양법협약 보기
  • 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IMO) / Strait of Hormuz Operational FAQs / 2026
    호르무즈 북쪽 항로는 이란, 남쪽 항로는 오만이 담당하며 연안국들이 교통 흐름을 관리한다는 내용 확인.
    IMO 자료 보기

호르무즈의 원유·LNG 수송 규모

  • 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EIA) / World Oil Transit Chokepoints — Strait of Hormuz / 2026
    호르무즈의 평상시 원유 수송량과 아시아 수출 비중, 한국과의 연관성 확인.
    EIA 호르무즈 분석 보기
  • 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EIA) / Short-Term Energy Outlook — Energy Security / 2026.8
    전쟁 이후 호르무즈 석유 통과량이 2025년 4분기 하루 2,160만 배럴에서 2026년 2분기 490만 배럴로 감소한 내용 확인.
    EIA 최신 자료 보기

미국·이란 대치와 국제유가

  • Reuters / Hormuz Strait to remain shut until U.S. meets interim deal conditions, Iran says / 2026.8.18
    이란의 호르무즈 관련 요구사항과 미국·이란 임시합의 결렬 과정 확인.
    Reuters 보도 보기
  • Reuters / Oil rises as Trump threatens sanctions on Iran partners / 2026.8.21
    브렌트유 94.39달러 마감과 대이란 압박이 국제유가에 미친 영향 확인.
    Reuters 국제유가 보도 보기
  • Reuters / Iran says new sanctions threatened by ‘desperate’ US will fail / 2026.8.23
    트럼프 발언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는 미국의 추가 제재와 이란의 최신 반응 확인.
    Reuters 최신 후속보도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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