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는 고전하는데 아디다스는 부활했다? 30년 만의 적자를 뒤집은 비결

나이키와 아디다스.

운동화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이 두 브랜드는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오랫동안 세계 스포츠용품 시장을 대표하며 치열하게 경쟁해 온 기업들이죠.

그런데 최근 두 회사의 실적을 보면 조금 의아한 점이 있습니다.

“같이 어려웠던 회사들인데, 왜 아디다스는 살아나고 나이키는 아직 고전하는 걸까?”

실제로 아디다스는 불과 2023년까지만 해도 상당한 위기를 겪었습니다. 중국 시장에서는 소비자들이 등을 돌렸고, 인기 브랜드였던 이지(Yeezy)와의 협업은 갑자기 중단됐습니다. 팔리지 않은 재고까지 쌓이면서 그해 주주 귀속 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2년 뒤인 2025년, 아디다스는 오히려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더 흥미로운 사실이 있습니다. 아디다스의 회복을 이끈 상품 가운데 하나가 최신 기술을 집약한 신제품이 아니라, 무려 7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운동화 ‘삼바(Samba)’였다는 것입니다.

반면 나이키는 2026년 10월 발표한 최근 분기 실적에서도 매출 감소가 이어졌습니다. 도대체 두 회사 사이에 어떤 차이가 생긴 걸까요?

나이키의 실적 부진과 아디다스의 매출 회복을 대조적으로 표현한 대표 일러스트

※ 본문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일러스트입니다. 실제 사진이 아니며, 인물·장소·상황의 표현은 실제와 일부 다를 수 있습니다.

두 기업이 맞닥뜨린 위기는 상당 부분 비슷했습니다. 중국 시장의 변화, 새로운 경쟁 브랜드의 등장, 판매 전략의 실패가 겹쳤습니다.

하지만 위기에 대응하는 방식은 달랐고, 그 차이가 지금의 실적에도 반영되고 있습니다.

아디다스는 얼마나 심각하게 무너졌다가 살아났을까?

2023년 아디다스는 주주 귀속 기준 7,500만 유로의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2025년에는 매출 248억 1,100만 유로와 영업이익 20억 5,600만 유로를 기록했습니다.

매출은 역대 최고 수준이었고,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54% 증가했습니다.

아디다스의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매출과 영업이익 회복을 비교한 인포그래픽

공식 실적을 연도별로 보면 변화가 더욱 뚜렷합니다.

구분 매출 영업이익
2023년 214억 2,700만 유로 2억 6,800만 유로
2024년 236억 8,300만 유로 13억 3,700만 유로
2025년 248억 1,100만 유로 20억 5,600만 유로

2023년에는 영업이익이 거의 사라질 정도로 수익성이 악화됐습니다. 이후 2024년부터 빠르게 회복하더니 2025년에는 영업이익이 2023년의 7배 이상으로 늘어났습니다. (아디다스 2023년 연차보고서 · 아디다스 2025년 연차보고서)

다만 여기서 숫자 하나는 정확히 구분해야 합니다. 아디다스가 2023년에 적자를 냈다는 것은 맞지만,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은 아닙니다. 상품 판매 등 영업활동에서는 이익이 남았지만, 금융비용과 세금 등을 반영한 최종 손익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입니다.

그리고 회복세는 2026년에도 이어졌습니다. 2026년 상반기 아디다스 매출은 133억 3,500만 유로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유로화 기준 10% 증가했습니다. 환율 영향을 제외하면 성장률은 14%였습니다.

영업이익도 12억 7,900만 유로로 11% 증가했습니다. (아디다스 2026년 상반기 실적 발표)

2~3년 전 회사의 앞날을 걱정하던 분위기와는 상당히 달라진 모습입니다. 그렇다면 애초에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가 왜 그렇게 큰 위기에 빠졌던 걸까요?


세계적인 아디다스가 중국에서 갑자기 어려워진 이유는?

아디다스가 어려워진 중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는 중국 시장이었습니다. 중국은 거대한 인구와 소비시장을 바탕으로 나이키와 아디다스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시장이었습니다.

그런데 2021년,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바로 중국 신장위구르 지역의 강제노동 의혹과 이를 둘러싼 불매운동이었습니다.

신장위구르 강제노동 의혹과 중국 내 외국 스포츠 브랜드 불매운동의 관계를 설명한 일러스트

신장위구르 지역은 중국 서북부에 있는 넓은 지역입니다. 이곳에서는 대규모 면화가 생산됩니다. 그런데 국제 인권단체들과 서방 정부를 중심으로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에 대한 강제노동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주장을 부인해 왔습니다. 문제는 글로벌 의류회사들의 공급망까지 논란에 휘말렸다는 점입니다.

나이키와 아디다스를 비롯한 여러 해외 브랜드가 신장 지역 면화의 강제노동 문제에 우려를 표명하거나 해당 지역 원료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중국에서는 반발이 확산됐습니다.

일부 소비자들이 불매운동에 나섰고, 연예인들이 해외 브랜드와 광고 계약을 중단하는 사례도 발생했습니다. (관련 해외 언론 보도)

이것만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당시 중국은 코로나19 봉쇄정책으로 소비활동도 크게 위축된 상태였습니다. 여기에 안타(Anta), 리닝(Li-Ning) 같은 중국 스포츠 브랜드가 성장하면서 글로벌 브랜드의 경쟁 환경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예전에는 해외 유명 브랜드라는 이유만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쉬웠다면, 이제는 품질과 디자인을 개선한 중국 브랜드와 직접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아디다스도 이런 영향을 크게 받았습니다. 2022년 4분기 아디다스의 중화권 매출은 환율 영향을 제외하면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50% 감소했습니다. 회사는 중국 시장 환경 악화와 높은 재고 부담 등을 주요 원인으로 설명했습니다. (아디다스 2022년 실적 발표)

해외에서 잘 팔리던 브랜드가 중국에서 갑자기 어려워졌다는 것은 단순히 매출이 줄었다는 의미만은 아닙니다. 소비자들이 다른 브랜드로 옮겨가고, 그 사이 경쟁업체가 성장할 기회를 얻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디다스에는 중국보다 더 직접적인 위기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디다스를 잘나가게 했던 ‘이지’, 왜 오히려 위기의 원인이 됐을까?

가수이자 패션 사업가인 예(Ye), 과거 활동명 카니예 웨스트와 함께 만든 이지(Yeezy) 브랜드 때문입니다. 이지는 한때 아디다스가 나이키와의 경쟁에서 분위기를 바꾸는 데 기여한 대표적인 성공 사례였습니다.

그런데 이 성공이 나중에는 큰 위험으로 돌아왔습니다.

아디다스와 이지 브랜드의 협업 성공부터 2022년 계약 종료까지의 흐름을 보여주는 인포그래픽

이지 운동화는 한때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기가 높았습니다. 일부 제품은 추첨에 당첨돼야 구매할 수 있었고, 중고 거래시장에서는 정가를 훨씬 웃도는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이지 부스트 350은 아디다스의 젊고 유행을 선도하는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실제 2022년 이지 관련 매출은 12억 유로를 넘었습니다.

당시 아디다스 연간 매출이 약 225억 유로였으니 전체 매출의 5%가 넘는 사업이었습니다. (아디다스 2023년 연차보고서)

신발 한 종류가 아니라 회사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거대한 사업이 된 것이죠. 그런데 2022년 예가 반복적으로 반유대주의 발언을 하면서 논란이 확산됐습니다.

아디다스는 2022년 10월 25일 공식 발표를 통해 예와의 협업을 즉시 종료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지 제품 생산과 판매를 중단하고, 예와 관련 회사에 지급하던 대금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아디다스 공식 계약 종료 발표)

여기서 아디다스가 직면한 문제는 두 가지였습니다. 첫 번째는 매출 공백이었습니다. 잘 팔리던 사업을 중단했으니 상당한 규모의 매출이 사라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두 번째는 재고였습니다. 이미 생산한 이지 운동화는 어떻게 처리해야 했을까요?

판매를 완전히 포기하면 재고 손실이 커질 수 있고, 판매를 재개하면 계약 종료의 취지와 사회적 반응을 고려해야 했습니다.

결국 아디다스는 남아 있던 이지 제품을 단계적으로 판매했습니다. 2023년에는 재고 판매로 약 7억 5,000만 유로의 매출을 올렸고, 2024년에도 남은 물량을 판매했습니다.

2025년 실적에는 더 이상 이지 매출이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아디다스 2025년 연차보고서)

한때 회사를 성장시켰던 유명인과의 협업이 결국 경영 위험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하지만 아디다스의 진짜 변화는 이 위기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시작됐습니다.


새로운 CEO 비욘 굴덴은 회사를 어떻게 바꿨을까?

아디다스가 위기에서 벗어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은 2023년 1월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비욘 굴덴(Bjørn Gulden)입니다. 그는 이전에 푸마(Puma)를 이끌었던 인물이며, 과거 아디다스에서도 근무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굴덴이 주력한 변화는 단순히 새로운 운동화를 출시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회사가 시장의 변화에 더 빠르게 반응할 수 있도록 의사결정 방식을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아디다스가 독일 본사 중심 의사결정에서 지역별 시장 대응 체계로 변화한 모습을 보여주는 비교 인포그래픽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한국에서 갑자기 특정 스타일의 운동화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고 생각해 보죠.

그런데 신제품 기획부터 물량 조정까지 독일 본사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면 어떨까요? 승인을 기다리고 생산을 준비하는 사이 유행이 지나갈 수도 있습니다.

패션 시장에서는 이런 일이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아디다스는 지역별 조직이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고, 현지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며, 판매처와 협력할 수 있도록 권한을 강화했습니다.

2025년 연차보고서에도 이러한 운영 방식이 명확하게 설명돼 있습니다. 독일 본사는 전 세계 브랜드의 큰 방향을 관리하지만, 각 지역 조직은 해당 시장의 소비자에 맞게 제품과 마케팅을 조정하는 구조입니다. (아디다스 2025년 시장·판매채널 보고서)

중국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특히 중요했습니다. 과거처럼 독일이나 다른 지역에서 성공한 제품을 그대로 중국에 판매하는 방식만으로는 현지 브랜드와 경쟁하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아디다스는 상하이의 제품 개발 조직 등을 활용해 현지 소비자 취향을 반영하고, 중국에서 판매할 제품을 중국 내에서 더 빠르게 생산·공급하는 방식을 강화했습니다.

실제 2026년 상반기 중화권 매출은 환율 영향을 제외하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6% 증가했습니다. (아디다스 2026년 상반기 실적 발표)

물론 중국 매출 회복의 모든 원인을 조직 개편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제품 경쟁력, 소비 회복, 판매채널 변화도 함께 작용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시장에 가까운 조직이 더 빠르게 판단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바꾼 것은 아디다스 회복 전략의 중요한 축이었습니다. 그 변화의 효과가 가장 눈에 띄게 나타난 곳은 운동화 시장이었습니다.


70년 넘은 운동화 ‘삼바’는 어떻게 아디다스를 다시 유행시켰을까?

아디다스 부활의 상징적인 제품은 삼바(Samba)와 가젤(Gazelle)입니다. 두 제품 모두 최근 처음 만들어진 운동화가 아닙니다.

특히 삼바는 1950년에 처음 출시됐습니다. 원래는 눈이나 얼음이 있는 축구 경기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한 신발이었습니다. 이후 디자인이 변하면서 축구장을 넘어 일상에서 신는 운동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아디다스 공식 브랜드 역사)

아디다스 삼바와 가젤 운동화가 클래식 스포츠화에서 현대 패션 아이템으로 변화한 모습을 보여주는 일러스트

그런데 왜 수십 년 된 운동화가 갑자기 다시 유행했을까요? 패션 유행이 변했기 때문입니다.

한동안 두껍고 커다란 운동화가 인기를 끌었다면, 이후에는 상대적으로 얇고 날렵한 형태의 신발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났습니다. 삼바와 가젤은 이런 변화에 잘 맞는 제품이었습니다.

청바지, 면바지, 치마 등 다양한 일상복과 쉽게 어울린다는 점도 장점이었습니다. 여기에 유명 모델과 연예인들이 착용하면서 인기가 더욱 커졌습니다.

아디다스는 이런 흐름에 맞춰 기존 제품의 색상과 소재를 다양화하고, 패션 브랜드 및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확대했습니다.

그런데 이때 중요한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운동화가 잘 팔리면 그냥 더 많이 만들면 되는 것 아닌가?”

당장은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패션 상품은 일반적인 생활필수품과 조금 다릅니다.

너무 많은 사람이 같은 제품을 신기 시작하면, 처음에는 특별하게 느껴졌던 디자인이 평범해질 수 있습니다. 상품이 지나치게 많이 풀리고 할인 판매까지 늘어나면 정가에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습니다.

아디다스는 인기 제품의 공급을 신중하게 관리하면서 다른 제품군으로 소비자 관심을 넓히는 전략을 추진했습니다. 삼바와 가젤뿐 아니라 캠퍼스(Campus), SL 72 등 다른 클래식 제품을 함께 키운 것입니다.

2024년 Reuters도 아디다스가 삼바와 가젤의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 공급 과잉을 경계하면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Reuters)

이지라는 특정 협업 브랜드에 크게 의존하던 회사가 여러 자체 제품을 통해 매출을 만들어내는 방향으로 바뀐 셈입니다.

다만 삼바의 인기가 영원할 수는 없습니다. 아디다스 역시 유행이 식기 전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습니다.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운명을 가른 판매 전략은 무엇이었을까?

두 회사의 실적 차이를 이해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판매채널 전략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판매채널은 소비자가 어디에서 제품을 구매하는지를 뜻합니다.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공식 홈페이지나 직영매장에서도 신발을 살 수 있지만, 여러 브랜드를 함께 판매하는 신발 매장에서도 구매할 수 있죠. 그런데 이 두 방식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직접판매 및 외부 유통업체 협력 전략 차이를 설명한 인포그래픽

기업이 직접 소비자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을 DTC(Direct to Consumer·소비자 직접판매)라고 부릅니다. 예를 들어 나이키 공식 온라인몰에서 운동화를 구매하면 직접판매에 해당합니다.

반면 여러 브랜드를 취급하는 대형 신발 판매업체에 제품을 공급하는 방식은 도매·외부 유통망 판매에 해당합니다. 둘의 차이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구분 직접판매(DTC) 외부 유통망 판매
판매 장소 공식몰·직영매장 종합 신발 매장 등
장점 고객 경험·판매 통제력 강화 소비자 접점·판매망 확대
부담 직접 운영·마케팅 비용 유통업체와 이익 배분
주요 위험 유통 노출 감소 재고·할인 관리의 어려움

나이키는 과거 직접판매를 강화하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했습니다. 외부 유통업체에 제품을 공급하는 대신 자체 온라인몰과 직영매장을 중심으로 판매하면 브랜드를 직접 관리하고 유통단계의 이익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상과 다른 문제가 나타났습니다. 소비자가 운동화를 사러 여러 브랜드를 취급하는 매장에 갔을 때 나이키 제품을 접할 기회가 줄어들 수 있었던 것입니다.

매장 진열대에 놓인 운동화는 단순한 판매상품만이 아닙니다. 소비자가 브랜드를 접하는 광고판과도 같은 역할을 합니다.

나이키가 외부 유통망의 중요성을 다시 인식하고 협력 관계를 회복하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실제 나이키 CEO 엘리엇 힐은 2026년에도 도매 파트너와의 관계 회복과 신제품 공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Reuters)

반면 아디다스는 외부 유통업체와의 협력을 주요 판매 전략으로 유지하고 강화했습니다. 2025년 기준 아디다스 매출에서 외부 유통망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60%, 직접판매는 약 40%였습니다. (아디다스 2025년 연차보고서)

아디다스는 판매업체와 지속적으로 대화하면서 어떤 제품이 잘 팔리는지 확인하고, 필요한 상품을 공급하는 방식도 강화했습니다. 굴덴 CEO는 공식 인터뷰에서 본사가 세계 모든 매장의 상품 구성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효과적이지 않다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아디다스 CEO 인터뷰)

물론 직접판매가 잘못된 사업 방식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아디다스도 자체 온라인몰과 직영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2026년 상반기에는 직접판매 부문이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문제는 한쪽 방식에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소비자가 브랜드를 만날 기회를 줄이거나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아디다스는 여러 판매망을 활용하는 균형을 상대적으로 잘 유지한 반면, 나이키는 과거 직접판매 중심 전략을 다시 조정하는 과정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디다스는 삼바만 잘 팔리는 회사가 된 것일까?

그렇지는 않습니다. 아디다스가 다시 성장한 또 다른 중요한 분야는 러닝화와 축구용품입니다.

특히 러닝화 시장에서는 나이키, 아식스, 호카, 온러닝 등 여러 브랜드의 경쟁이 치열해졌습니다. 예전에는 유명 스포츠 브랜드라는 이유만으로 소비자들이 제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이제는 자신의 운동 목적에 맞는 전문 제품을 찾아 구매하는 사람이 늘었습니다.

달리기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운동화의 무게, 쿠션, 반발력, 착용감 등을 꼼꼼하게 따집니다. 아디다스는 이런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보여주기 위해 아디제로(Adizero) 시리즈를 적극적으로 개발했습니다.

2026년 4월 런던마라톤에서는 아디다스의 아디오스 프로 에보 3(Adios Pro Evo 3)를 착용한 선수들이 세계적인 기록을 세웠습니다. 남자부에서는 세바스찬 사웨가 1시간 59분 30초로 공식 마라톤 대회에서 처음 2시간 벽을 깼습니다. (아디다스 공식 발표)

이 기록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비싼 운동화가 잘 팔린다는 뜻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아디다스 제품을 착용해 기록을 세우면, 소비자들은 그 브랜드가 기술력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인식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러한 인식은 일반 소비자용 러닝화 판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물론 기록 자체는 선수의 능력과 훈련, 경기 조건 등 여러 요소가 함께 만든 결과입니다. 운동화 하나만으로 세계기록을 세웠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아디다스에는 또 하나의 거대한 홍보 무대가 있었습니다. 바로 2026년 북중미 월드컵입니다.

2026년 월드컵 결승에 진출한 아르헨티나와 스페인이 모두 아디다스 후원팀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스포츠 마케팅 인포그래픽

2026년 월드컵 결승전에서는 스페인과 아르헨티나가 맞붙었습니다. 스페인이 연장전 끝에 아르헨티나를 1대 0으로 꺾고 우승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두 팀 모두 아디다스가 유니폼을 후원하는 대표팀이었다는 사실입니다. (FIFA 공식 결승전 결과)

아디다스는 결승전을 앞두고 두 국가대표팀과 선수들을 활용한 ‘LA FINAL’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아디다스 공식 캠페인 발표)

스포츠 브랜드가 세계적인 대회에 돈을 들여 선수와 국가대표팀을 후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단순히 유니폼을 판매하기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브랜드가 세계 최고 수준의 스포츠 무대와 연결된다는 인식을 소비자들에게 심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아디다스의 2026년 2분기 스포츠 경기용 제품군(Performance) 매출은 환율 영향을 제외하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9% 증가했습니다. 특히 축구와 러닝 부문이 성장을 이끌었습니다. (아디다스 2026년 2분기 실적 발표)

아디다스의 회복이 삼바 한 제품의 유행에만 기대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그런데 왜 아디다스 주가는 실적만큼 좋지 않았을까?

기업의 매출과 이익이 좋아진다고 해서 주가가 반드시 함께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주식시장은 이미 발표된 실적뿐 아니라 투자자들이 앞으로 얼마나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는지도 반영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아디다스는 2026년 7월 30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연간 매출 성장 전망을 높였습니다. 그런데 발표 당일 주가는 약 19% 급락했습니다.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기대가 너무 높았던 것입니다.

2분기 매출은 사상 최대였지만, 영업이익은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월드컵 관련 마케팅 비용 증가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당시 아디다스는 2분기 마케팅 투자액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억 유로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Reuters)

쉽게 생각해 보겠습니다. 어떤 가게가 광고를 많이 해서 손님이 크게 늘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런데 광고비도 예상보다 많이 썼다면, 매출이 늘어난 것만큼 이익이 증가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디다스가 2026년 2분기에 보여준 모습이 이와 비슷합니다. 게다가 아디다스는 글로벌 기업입니다.

미국, 중국, 유럽 등 여러 나라에서 제품을 판매하지만 실적은 유로화로 발표합니다. 유로화 가치가 강해지면 해외에서 벌어들인 매출을 유로화로 환산했을 때 금액이 줄어드는 효과가 생길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26년 상반기 아디다스 매출은 환율 영향을 제외하면 14% 성장했지만, 유로화 기준으로는 10% 증가했습니다. 미국의 관세 부담도 수익성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재고 문제도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연도 아디다스 연말 재고
2022년 59억 7,300만 유로
2023년 45억 2,500만 유로
2024년 49억 8,900만 유로
2025년 58억 3,200만 유로

2023년에 크게 줄었던 재고는 이후 다시 증가했습니다. 아디다스는 2025년 재고 증가에 대해 판매 성장에 대비한 물량 확보와 2026년 월드컵 관련 상품 준비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습니다. (아디다스 2025년 재무상태 보고서)

따라서 재고가 늘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판매 부진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재고가 증가하는 상황을 아무 문제 없는 것으로 단정해서도 안 됩니다.

앞으로 확보한 물량이 정가에 얼마나 잘 판매되는지, 할인에 의존하지 않고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나이키는 왜 아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을까?

나이키도 지금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2026년 10월 1일 나이키가 발표한 2027회계연도 1분기 매출은 약 112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 감소했습니다.

여기서 2027회계연도라는 표현은 2027년의 미래 실적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나이키는 일반적인 달력 연도와 다른 회계연도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번 발표는 2026년 6월부터 8월까지의 실적에 해당합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직접판매 부문도 부진했습니다. 나이키 브랜드의 직접판매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8% 줄었습니다. 중국을 비롯한 일부 해외 시장의 부진도 이어졌습니다.

나이키의 현재 CEO인 엘리엇 힐은 스포츠 중심의 제품 전략을 강화하고, 기존 제품군과 중국 사업을 재정비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나이키 2027회계연도 1분기 공식 실적 발표)

하지만 나이키가 아무런 회복 조짐도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일부 스포츠 전문 제품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있고, 북미 등 일부 시장에서는 성과가 개선되고 있습니다.

외부 유통업체와의 관계도 다시 강화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나이키의 부진을 단순히 한 가지 경영 실패 때문이라고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두 회사를 비교할 때 가장 큰 차이는 회복의 속도와 현재 실적의 방향입니다.

비교 항목 아디다스 나이키
현재 실적 흐름 매출·영업이익 증가 최근 분기 매출 감소
주요 대응 지역별 상품 대응, 제품군 확대 스포츠 중심 전략 재정비
판매 전략 외부 유통망과 직접판매 병행·강화 직접판매 중심 전략 조정 및 도매 회복
중국 시장 최근 매출 회복 부진 지속
현재 숙제 성장 지속성과 이익률 방어 매출 회복과 경쟁력 재건

※ 각 회사의 최근 공시를 비교한 것으로, 회계기간이 동일하지 않으며 전략에 대한 설명은 공개된 회사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중요한 사실은 나이키가 세계 스포츠 시장에서 사라진 것도 아니고, 아디다스가 나이키를 전 세계 모든 부문에서 앞질렀다는 뜻도 아니라는 점입니다. 두 브랜드 모두 막대한 브랜드 가치와 세계적인 판매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다만 최근 몇 년간의 위기 대응에서는 아디다스가 먼저 성과를 보여준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차이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까요? 그것은 아직 확정할 수 없습니다.

아디다스는 삼바와 가젤의 유행이 지나간 이후에도 새로운 상품을 성공시켜야 하고, 월드컵 특수가 끝난 뒤에도 성장세를 유지해야 합니다. 나이키 역시 도매 판매망 회복과 신제품 경쟁력 강화를 통해 실적을 개선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앞으로의 경쟁은 과거의 실수를 누가 먼저 고쳤느냐보다, 그다음 성장을 누가 더 잘 만들어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결론] 이 뉴스, 이렇게 이해하면 됩니다

나이키와 아디다스는 비슷한 시기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중국 시장의 부진, 새로운 경쟁 브랜드의 등장, 변화하는 운동화 유행 등 여러 문제가 한꺼번에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후의 대응 방식은 달랐습니다. 아디다스는 비욘 굴덴 CEO 취임 이후 지역별 시장 대응을 강화하고, 외부 유통업체와의 협력을 유지하면서 인기 제품의 상품군을 확대했습니다.

무엇보다 이지 협업 종료라는 커다란 위기를 겪은 뒤에도 삼바와 가젤 같은 자체 제품을 다시 성장시켰습니다. 여기에 러닝화와 축구용품 등 스포츠 전문 제품의 경쟁력까지 강화하면서 매출과 이익을 회복했습니다.

그 결과 2023년 순손실을 기록했던 아디다스는 2025년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반면 나이키는 과거 판매 전략을 조정하면서 사업을 다시 정비하는 과정에 있고, 최근 분기까지도 매출 감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아디다스의 승리가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글로벌 운동화 시장은 이제 나이키와 아디다스만의 경쟁이 아닙니다.

호카, 온러닝, 아식스, 뉴발란스 등 여러 브랜드가 특정 운동 분야에서 강한 경쟁력을 보이며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습니다. 아디다스가 위기를 극복했다는 사실과 앞으로도 계속 성장한다는 전망은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이번 아디다스 부활에서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오래된 운동화 하나가 회사를 살렸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시장 변화에 더 빨리 반응하고, 판매망을 다시 활용하며, 특정 인기 상품에 의존하던 구조를 바꿨다는 점입니다.

결국 유명 브랜드라고 해서 소비자가 언제까지나 기다려주지는 않습니다.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엇갈린 실적은 오랫동안 성공했던 기업도 시장의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하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아디다스 부활과 나이키 위기, 핵심 질문으로 한눈에 정리

Q. 아디다스는 2023년에 실제로 적자를 냈나요?

네. 2023년 아디다스는 주주 귀속 기준 7,500만 유로의 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다만 영업이익은 2억 6,800만 유로로 흑자였으며, 순손실과 영업적자를 구분해야 합니다.

Q. 아디다스의 2025년 매출은 얼마였나요?

2025년 아디다스 매출은 248억 1,100만 유로로 사상 최대 수준이었습니다. 영업이익은 20억 5,600만 유로로 전년보다 54% 증가했습니다.

Q. 아디다스가 위기에 빠진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인가요?

중국 시장 부진,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위축, 이지 협업 종료, 높은 재고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습니다. 한 가지 사건만으로 위기가 발생한 것은 아닙니다.

Q. 아디다스와 카니예 웨스트는 왜 결별했나요?

예(카니예 웨스트)의 반복적인 반유대주의 발언과 행동에 대한 논란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아디다스는 2022년 10월 25일 협업 계약 종료를 공식 발표했습니다.

Q. 삼바 운동화는 언제 처음 만들어졌나요?

아디다스 삼바는 1950년 처음 출시됐습니다. 원래 축구용으로 개발됐지만 이후 일상에서 착용하는 클래식 운동화로 발전했습니다.

Q. 아디다스가 중국 시장에서도 회복하고 있나요?

네. 2026년 상반기 아디다스의 중화권 매출은 환율 영향을 제외하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6% 증가했습니다. 현지 소비자 취향에 맞춘 제품과 지역별 시장 대응이 중요한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Q. 나이키의 최근 실적도 실제로 나빠졌나요?

나이키가 2026년 10월 1일 발표한 최근 분기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 감소했습니다. 다만 일부 제품과 지역에서는 개선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어 회사 전체가 계속 같은 속도로 악화되고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Q. 아디다스는 왜 실적이 좋아졌는데 주가가 떨어졌나요?

2026년 7월 실적 발표 당시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월드컵 마케팅 비용도 크게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실적 개선이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었던 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Q. 아디다스가 이제 나이키보다 큰 회사가 된 건가요?

아닙니다. 아디다스의 최근 성장률과 수익성 회복이 두드러졌다는 의미이지, 모든 매출 규모나 시장에서 나이키를 앞질렀다는 뜻은 아닙니다.

Q. 앞으로 두 브랜드의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인기 운동화의 유행이 지나간 뒤에도 새로운 제품을 성공시키고, 판매망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면서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아디다스의 성장 지속성과 나이키의 회복 속도가 핵심 관전 포인트입니다.

오늘 뉴알남이 풀어드린 이슈, 이해에 도움이 되셨나요? 🙂 앞으로도 뉴스 속 궁금증을 쉽고 명쾌하게 풀어드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주요 출처

아디다스 실적·재무상태

아디다스 2023년 연차보고서 — 매출·영업이익·순손실

아디다스 2025년 연차보고서 —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

아디다스 2026년 2분기·상반기 실적 공식 발표

아디다스 2025년 재무상태·재고 관련 보고서

위기 원인·경영 전략 변화

아디다스의 2022년 이지 협업 종료 공식 발표

Reuters — 아디다스의 삼바 열풍과 공급 전략

아디다스 2025년 시장·판매채널 운영 보고서

아디다스 CEO 비욘 굴덴 공식 인터뷰

해외 언론 — 중국 신장 면화 논란과 글로벌 브랜드 불매운동

나이키 실적·스포츠 마케팅·시장 평가

나이키 2027회계연도 1분기 공식 실적 발표

Reuters — 나이키의 외부 유통망 회복 전략

FIFA — 2026년 월드컵 스페인·아르헨티나 결승전 결과

아디다스 — 2026년 월드컵 결승전 LA FINAL 캠페인

아디다스 — 2026년 런던마라톤 기록과 아디오스 프로 에보 3

Reuters — 아디다스 2026년 2분기 실적 발표와 주가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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