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차례상 19만6천원이라는데 왜 장보면 30만~40만원? 숫자가 다른 이유

뉴스를 보다 보면 조금 이상합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올해 추석 차례상 비용이 4인 가족 기준 평균 19만6,630원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뉴스를 보면 전통시장에서 30만원가량, 대형마트에서는 거의 40만원이 든다고 합니다.

“같은 4인 가족 차례상인데 어떻게 10만~20만원씩 차이가 날 수 있지?”

장을 직접 본 사람이라면 오히려 30만원대 숫자가 더 익숙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먼저 답부터 말하면 어느 한쪽이 틀렸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4인 차례상’이라는 이름은 같지만, 조사기관마다 장바구니에 담는 품목과 수량, 조사 지역, 조사 날짜, 판매점과 할인 반영 방식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같은 네 사람이 먹는다고 해도 서로 다른 장바구니의 영수증을 비교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4인 추석 차례상 비용이 19만6천원과 30만~40만원대로 다르게 조사된 이유를 표현한 일러스트

특히 이번에는 조사 시점에 정부와 유통업체의 추석 할인까지 겹쳤습니다. 그래서 숫자 하나만 보고 “올해 차례상은 19만원이면 된다”거나 “무조건 40만원이 든다”고 받아들이면 실제 장보기와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19만6,630원과 30만~40만원, 대체 어느 숫자가 맞을까?

2026년 추석 차례상 비용을 조사기관별로 비교한 인포그래픽

모두 해당 조사 조건 안에서는 맞는 숫자입니다. 문제는 이 숫자들을 같은 기준의 가격처럼 나란히 비교할 때 생깁니다.

aT는 9월 19일 전국 22개 지역의 전통시장 17곳과 대형유통업체 36곳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4인 가족이 차례상을 차리는 데 필요한 곡류·채소·과일·축산물 등 8개 부류, 24개 품목을 기준으로 계산한 평균 비용이 19만6,630원이었습니다. 지난해 추석 1주 전보다 1.5% 낮았습니다. (뉴시스)

반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9월 3~4일 서울의 백화점·대형마트·기업형 슈퍼마켓·일반 슈퍼·전통시장 등 90개 매장을 조사했을 때 제수용품 구매비용은 4인 기준 평균 31만3,089원이었습니다. 조사 대상은 25개 제수용품이고, 이 가운데 전년과 직접 비교할 수 있는 품목은 23개였습니다. (연합뉴스)

한국물가정보 조사에서는 4인 가족 차례상 비용이 전통시장 30만2,500원, 대형마트 39만7,700원으로 나왔습니다. 전통시장과 대형마트만 비교해도 9만5,200원의 차이가 납니다. (뉴시스)

한국물가협회가 9월 10~11일 서울·부산·인천·대구·광주·대전의 차례상 28개 품목을 조사한 결과도 전통시장 30만3,750원, 대형마트 36만1,300원 수준이었습니다. (연합뉴스)

한눈에 놓으면 이렇습니다.

조사 주요 조사 조건 발표된 4인 비용
aT 전국 22개 지역, 24개 성수품 평균 19만6,630원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서울 90개 매장, 25개 제수용품 평균 31만3,089원
한국물가정보 별도 차례상 품목 기준 전통시장 30만2,500원 / 대형마트 39만7,700원
한국물가협회 6개 도시, 28개 품목 전통시장 30만3,750원 / 대형마트 36만1,300원

이 표에서 가장 먼저 봐야 할 것은 맨 오른쪽 가격이 아닙니다.

가운데 있는 ‘조사 조건’입니다.


똑같이 ‘4인 차례상’이라는데 왜 장바구니가 다른 걸까?

추석 차례상 조사마다 품목 수와 규격, 지역, 판매처가 달라지는 구조를 설명한 그림

‘4인 가족 기준’은 네 사람이 먹는다는 큰 틀만 같다는 뜻입니다.

차례상에 어떤 음식을 올릴지에 대한 전국 공통 장바구니가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조사에는 특정 나물과 가공식품이 포함되고, 다른 조사에서는 빠질 수 있습니다. 같은 쇠고기라도 부위와 중량, 등급이 다르면 가격은 크게 달라집니다.

사과도 5개를 담는지, 중량을 기준으로 하는지, 상품 규격을 어느 수준으로 잡는지에 따라 영수증은 달라집니다.

aT의 19만6,630원은 24개 성수품으로 만든 표준 장바구니입니다. 따라서 이 숫자를 “우리 집에서 추석에 실제로 쓰게 될 전체 식비”라고 해석하면 안 됩니다.

반대로 30만~40만원대 조사도 모든 가정이 반드시 그만큼 지출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가정마다 차례상에 올리는 음식이 다르고, 이미 집에 있는 쌀·밀가루·술·식용유 같은 품목을 다시 살 필요가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선물용 과일이나 술, 추가 반찬까지 구입한다면 실제 지출은 조사금액보다 더 커질 수도 있습니다.

즉 차례상 비용 조사는 ‘한 가정의 실제 영수증’이 아니라 각 조사기관이 정한 장바구니로 물가 흐름을 비교하기 위한 기준값에 가깝습니다.


조사한 날짜가 다르면 일주일 사이에도 가격이 바뀐다

9월 초부터 추석 직전까지 차례상 가격조사와 할인행사 시점을 정리한 타임라인

이번 조사들의 또 다른 차이는 날짜입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9월 3~4일, 한국물가협회는 10~11일에 조사했습니다. aT가 발표한 19만6,630원은 추석 1주 전 가격을 조사한 결과입니다.

명절 성수품은 이 시기에 가격이 고정돼 있지 않습니다.

사과·배·밤처럼 햇품 출하량이 늘어날 수도 있고, 마트가 추석 직전 할인행사를 확대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수요가 몰리는 품목은 가격이 다시 오를 수도 있습니다.

올해는 정부 할인 지원도 큰 변수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9월 3일부터 30일까지 대형·중소형마트와 온라인몰 등에서 국산 신선 농축산물을 대상으로 최대 40% 할인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9월 17일 발표 기준 관련 예산은 1,490억원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

aT 역시 대형유통업체의 차례상 비용이 지난해보다 7.6% 낮아진 배경으로 정부 할인지원과 농협의 반값 상차림 행사, 유통업체 자체 할인을 꼽았습니다. (뉴시스)

그러니 9월 초에 조사한 장바구니와 추석 1주 전에 할인행사가 본격화된 뒤의 장바구니가 똑같을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명절 물가 기사에서 숫자를 볼 때는 가격 옆에 조그맣게 붙은 ‘조사일’을 함께 보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그럼 전통시장이 마트보다 항상 싼 걸까?

추석 성수품 중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품목이 서로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비교 이미지

아닙니다. 전체 장바구니 합계에서는 전통시장이 싸게 나오는 조사도 많지만, 품목 하나씩 뜯어보면 결과가 뒤집힙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조사에서는 축산물과 채소·임산물이 전통시장에서 대형마트보다 각각 평균 30.7%, 26.0% 저렴했습니다.

산적용 국산 쇠고기 600g은 대형마트 평균 5만4,948원, 전통시장 3만3,751원으로 전통시장이 38.6% 저렴했습니다.

그런데 계란은 대형마트가 전통시장보다 28.7% 저렴했고, 햇사과는 23.5%, 햇배는 19.2%, 곶감은 16.0% 저렴했습니다. (연합뉴스)

9월 19일 보도된 실제 장보기 분석에서도 쇠고기와 나물은 전통시장, 계란과 과일은 대형마트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품목으로 제시됐습니다. (뉴시스)

흥미로운 것은 aT 조사에서는 또 다른 결과가 나왔다는 점입니다.

aT는 쌀·채소·과일·축산물은 대형유통업체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수산물·임산물·가공식품은 전통시장이 저렴한 것으로 조사했습니다. 조사 지역과 품목 구성, 할인행사 시점이 달라지면 같은 ‘채소’와 ‘축산물’이라는 큰 분류에서도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뉴시스)

그래서 “추석 장보기는 무조건 시장에서 해야 싸다”거나 “요즘은 마트가 무조건 싸다”는 식으로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정답에 더 가까운 방법은 구매처를 하나 정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품목의 당일 가격을 비교하는 것입니다.


실제 장보기에서는 무엇부터 비교해야 할까?

추석 장보기 비용을 줄이기 위한 품목별 가격 비교와 할인 확인 방법을 정리한 인포그래픽

첫째, 19만원·30만원·40만원이라는 조사 총액부터 비교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우리 집에서 실제로 살 품목을 먼저 적고 중량과 등급을 맞춰 비교해야 합니다.

쇠고기 600g과 900g 가격을 그대로 비교하거나 사과 5개와 한 상자를 비교하면 어느 곳이 싼지 알 수 없습니다.

둘째, 시장과 마트 가운데 한 곳만 고집할 필요도 없습니다.

쇠고기·나물류는 전통시장 가격을 먼저 확인하고, 계란·사과·배처럼 대형마트가 대량 매입과 할인행사로 가격을 낮추는 품목은 마트 행사 가격을 함께 확인하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셋째, 표시 가격보다 실제 결제금액을 봐야 합니다.

농식품부는 전국 300개 전통시장에서 국산 농축산물을 구매할 경우 구매액의 최대 30%, 1인당 2만원 한도로 온누리상품권을 환급하는 행사를 9월 20일까지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3만4,000원 이상 6만7,000원 미만 구매하면 1만원, 6만7,000원 이상이면 2만원을 환급하는 구조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

다만 모든 전통시장이 대상인 것은 아니므로 참여 시장과 운영시간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트 역시 정부 지원과 자체 할인, 회원 할인, 카드 행사가 겹치면 조사 당시 표시가격보다 실제 결제가격이 더 내려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올해 추석 장보기에서는 ‘전통시장 대 대형마트’라는 단순 비교보다 ‘이 품목을 오늘 어디서 사는 것이 더 싼가’를 보는 편이 훨씬 정확합니다.


그러면 aT의 19만6,630원은 현실과 동떨어진 숫자인가?

그렇게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aT 수치는 전국 여러 지역에서 동일한 24개 성수품을 기준으로 가격 흐름을 살펴보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지난해 같은 시점과 비교해 올해 물가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보는 데 특히 유용합니다.

다만 이 숫자를 한 가정이 실제 차례상을 차리는 데 지출할 총액으로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두 가지 숫자를 따로 보면 됩니다.

“올해 성수품 가격 흐름이 지난해보다 어떤가?”를 알고 싶다면 동일한 조사기관의 전년 대비 변화를 보는 것이 좋습니다.

반대로 “이번 주 우리 집 장을 보려면 실제 얼마가 필요할까?”가 궁금하다면 내 장보기 목록과 가까운 품목 구성, 실제 방문할 시장·마트의 판매가격을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명절 물가 통계가 유난히 헷갈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같은 ‘추석 차례상 비용’이라는 이름 아래 실제로는 서로 다른 질문에 답하는 숫자들이 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뉴알남 한 줄 정리

추석 차례상 비용이 19만6천원부터 40만원 가까이까지 벌어지는 것은 통계가 서로 틀려서가 아니라 조사 품목·규격·지역·판매처·조사일·할인 조건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실제 장보기에서는 조사 총액 하나보다 내가 살 품목의 같은 규격 가격과 할인 적용 후 결제금액을 비교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추석 차례상 비용, 핵심 질문으로 한눈에 정리

Q. 올해 추석 차례상 비용은 정말 19만6,630원인가?

aT가 전국 22개 지역에서 4인 가족 기준 24개 성수품을 조사한 평균 금액은 19만6,630원입니다. 다만 모든 가정의 실제 추석 장보기 총액을 뜻하는 숫자는 아닙니다.

Q. 그런데 왜 다른 조사에서는 30만~40만원이 나오나?

조사기관마다 장바구니에 넣는 품목과 수량·규격, 조사 지역과 판매처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조사 시점과 할인행사 반영 여부도 가격 차이를 키웁니다.

Q.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조사에서는 얼마가 나왔나?

9월 3~4일 서울 90개 매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4인 기준 제수용품 평균 구매비용은 31만3,089원이었습니다.

Q. 한국물가정보 조사에서는 얼마인가?

4인 가족 기준으로 전통시장 30만2,500원, 대형마트 39만7,700원으로 집계됐습니다.

Q.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항상 싼가?

아닙니다. 전체 장바구니에서는 전통시장이 저렴한 조사도 있지만 계란·사과·배처럼 대형마트가 더 저렴한 품목도 있습니다. 조사 시점과 할인 여부에 따라 결과도 달라집니다.

Q. 왜 추석이 가까워지면서 가격이 다시 달라질 수 있나?

햇품 출하량이 늘어나고 정부 할인과 유통업체 자체 행사가 확대되는 반면 특정 품목에는 명절 수요가 몰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Q. 장볼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우리 집에서 필요한 품목과 수량을 먼저 정한 뒤 같은 중량·등급의 가격을 비교해야 합니다. 시장과 마트를 품목별로 나눠 이용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Q.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 환급은 얼마나 받을 수 있나?

농식품부가 지정한 전국 300개 전통시장에서 국산 농축산물을 구매하면 9월 20일까지 구매금액의 최대 30%, 1인당 2만원까지 환급받을 수 있습니다. 참여 시장 여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오늘 뉴알남이 풀어드린 이슈, 이해에 도움이 되셨나요? 🙂
앞으로도 뉴스 속 궁금증을 쉽고 명쾌하게 풀어드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주요 출처

aT 추석 1주 전 성수품 가격조사

뉴시스 – 올해 추석 차례상 차림 비용 19만6000원…전년 대비 1.5% 하락

소비자단체 제수용품 조사

연합뉴스 – 추석 제수비용 31만3천원…전년 대비 2.3% 하락

전통시장·대형마트 가격 비교

뉴시스 – 계란·사과는 마트, 나물은 시장…추석 장보기 교차 구매 유리

뉴시스 – 전통시장 30만원·대형마트 40만원…비싸진 추석 상차림

정부 추석 농축산물 할인 지원

농림축산식품부 – 송미령 장관, 전통시장 환급행사 현장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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