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 기다린 전남 의대, 왜 순천대가 됐을까? 목포대는 왜 탈락했나

뉴스를 보면 조금 헷갈립니다.
“순천대에 이제 의대가 생긴다는 뜻인가?”
“전남 의대는 원래 목포대가 오래 추진했던 것 아닌가?”
“목포대와 순천대가 같이 의대를 만든다더니 왜 갑자기 둘이 경쟁한 거지?”
그리고 가장 궁금한 건 이것입니다.
“결국 왜 순천대가 선정된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2026년 8월 30일 순천대가 목포대를 제치고 ‘전남광주 지역이 정부에 추천하는 국립의대 후보대학’으로 선정됐습니다.
하지만 아직 순천대 의대 설립이 정부로부터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오늘 뉴알남이 3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처음부터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순천대 의대, 8월 30일 정확히 무엇이 결정된 걸까?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8월 30일 국립 의과대학 신설을 위해 정부에 추천할 대학으로 국립순천대학교를 선정했습니다.
전남연구원이 구성한 외부 심사위원 8명이 순천대와 목포대의 계획서를 평가한 결과 순천대가 89.15점, 목포대가 87.85점을 받아 순천대가 불과 1.30점 차로 앞섰습니다. (연합뉴스 )
여기서 중요한 표현이 하나 있습니다.
‘국립의대 선정 대학’이 아니라 ‘국립의대 신설 추천 후보대학’입니다.
즉 전남광주 내부의 순천대 대 목포대 경쟁은 끝났지만, 이제는 순천대가 포함된 전남광주 계획을 정부가 심사하는 단계가 남아 있습니다.
8월 31일 이병운 순천대 총장도 직접 교육부 최종 승인과 정원, 설립 시기 등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밝혔습니다. (한겨레·뉴시스 )
쉽게 말하면 이렇습니다.
지역대표 선발전에서는 순천대가 이겼지만, 아직 정부의 최종 결정이 남아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전남 의대는 왜 ‘36년 숙원’이라고 할까?

이 이야기는 2024년이나 2026년에 갑자기 시작된 것이 아닙니다.
출발점으로 거론되는 날짜는 1990년 5월 19일입니다. 당시 목포대가 정부에 의과대학 신설을 공식 건의하면서 본격적인 지역 현안이 됐습니다. 이후 서남권을 중심으로 의대 설립 요구가 계속됐고 2007년과 2012년에는 대선 공약에도 반영됐지만 실제 설립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습니다. (연합뉴스 )
여기서 한 가지 헷갈릴 수 있습니다.
광주에는 이미 전남대와 조선대 의대가 있습니다. 그런데 왜 ‘전남에는 의대가 없다’고 했을까요?
이 표현은 광주와 행정통합하기 전의 옛 전남 지역을 기준으로 한 이야기입니다. 당시 전남은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의과대학이 없는 유일한 지역으로 거론돼 왔습니다. (연합뉴스 )
오랫동안 의대 신설이 성사되지 못했던 데에는 정부의 의대 정원 정책이라는 큰 벽도 있었습니다.
지역에서 의대를 원한다고 대학이 마음대로 의대를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의과대학은 정부가 전체 의대 정원과 대학별 정원을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정부가 새 정원을 배정하지 않는 한 지역 요구만으로 신설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36년 동안 수많은 요구가 있었어도 실제 의대 설립까지 이어지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순천대와 목포대가 싸운 것은 아니었다

사실 한때는 목포대와 순천대가 함께 의대를 만드는 방안까지 합의했습니다.
2024년 11월 두 대학 총장은 대학 통합과 함께 ‘통합의대’를 추진하기로 전격 합의했습니다. 당시에는 두 대학을 합친 통합대학에 의대를 설치하고, 동부권과 서부권을 함께 아우르는 의료체계를 만드는 방안이 논의됐습니다. 당시 전남도는 약 200명 규모의 통합의대 구상까지 정부에 추천했습니다. (연합뉴스 )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의과대학은 어디에 둘 것인가?”
“대학병원은 목포와 순천 중 어디에 지을 것인가?”
통합 자체보다 훨씬 민감한 이 문제가 남았습니다.
두 대학은 대학 통합을 놓고 여러 차례 협상을 벌였지만 의대와 대학병원의 소재지 문제에서 끝내 접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2026년 8월 20일까지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정부에 완성된 대학 계획서 대신 의대 신설 필요성 등을 담은 지자체 의견서만 제출하는 상황까지 갔습니다. (연합뉴스 )
한때는 전남 국립의대 자체가 다시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왔습니다.
그러다가 8월 25일 정부가 지역 국립의대 신설과 관련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조건부로 의결했고, 교육부가 전남광주에 8월 30일까지 후보 대학 한 곳을 정해 제출할 기회를 다시 주면서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연합뉴스 )
결국 ‘두 대학이 함께 만드는 의대’에서 ‘두 대학 중 한 곳을 고르는 경쟁’으로 바뀐 것입니다.
그래서 왜 순천대가 목포대를 이겼을까?

바로 이 부분이 이번 뉴스의 핵심입니다.
막연히 “순천이 더 큰 도시라서 됐다”거나 “목포보다 의료 여건이 좋아서 됐다”고 이해하면 정확하지 않습니다.
공개된 실제 평가점수는 이렇습니다.
| 평가 항목 | 순천대 | 목포대 | 차이 |
|---|---|---|---|
| 의대 신설 추진체계 | 9.33 | 9.33 | 동점 |
| 의대 교육시설 확보 | 18.22 | 18.57 | 목포대 +0.35 |
| 교육병원 확보 | 17.80 | 17.63 | 순천대 +0.17 |
| 의대 교원 확보 | 21.72 | 20.55 | 순천대 +1.17 |
| 의대·교육병원 역할과 책임 | 22.08 | 21.77 | 순천대 +0.31 |
| 총점 | 89.15 | 87.85 | 순천대 +1.30 |
(연합뉴스·뉴시스 )
눈에 띄는 부분이 있습니다.
교육시설 확보 계획에서는 오히려 목포대가 순천대보다 0.35점 높았습니다.
하지만 의대 교원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를 평가하는 항목에서 순천대가 1.17점 앞섰습니다.
전체 점수 차가 1.30점이었으니 사실상 교수 확보 항목 하나가 승부를 갈랐다고 해도 될 정도입니다.
의대를 만든다고 건물만 지으면 되는 것이 아닙니다.
해부학·생리학 같은 기초의학 교수부터 실제 환자를 진료하며 학생들을 가르칠 임상교수까지 상당수 의료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정부 입장에서는 “의대를 만들 수 있느냐” 못지않게 “교수와 병원을 확보해 실제로 계속 운영할 수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일부 보도에서는 순천과 무안의 정주 여건 차이가 교수 확보 가능성 평가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도 제기했습니다. 다만 공개된 심사 결과만으로 심사위원들이 정확히 어떤 세부 요소 때문에 순천대에 더 높은 점수를 줬는지까지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뉴시스 )
그럼 목포대는 의료가 덜 필요해서 떨어진 걸까?

그것도 아닙니다.
목포를 중심으로 한 서부권에서는 섬이 많고 상급병원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계속 강조해 왔습니다.
실제로 서부권은 상급종합병원에 접근하기 어려운 인구 비율 등이 의료 취약성의 근거로 제시됐습니다. 반대로 순천·여수·광양을 중심으로 한 동부권에서는 여수국가산단과 광양제철소 등 대규모 산업시설이 많아 중증·응급의료 대응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연합뉴스 )
즉 이번 심사를 “순천은 의대가 필요하고 목포는 필요하지 않다고 판정했다”고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이번 평가는 두 지역의 의료 필요성을 단순히 겨룬 시험이라기보다, 두 대학이 실제 의대와 교육병원을 얼마나 준비해 운영할 수 있는지를 5개 항목으로 평가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목포대가 후보대학으로 선정되지 않았다고 해서 서남권 의료 문제가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도 선정 결과를 발표하면서 의대가 들어서지 않는 지역에는 대학병원급 의료 인프라 확충 등 별도의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밝혔습니다. 다만 이것 역시 구체적인 병원 규모와 예산, 설립 방식이 확정된 사업으로 볼 단계는 아닙니다. (연합뉴스·서울신문 )
순천대가 선정됐으면 이제 2030년에 의대가 문을 여는 걸까?

여기서 가장 많이 오해할 수 있습니다.
현재 목표는 2030학년도 개교입니다.
하지만 2026년 8월 31일 현재 2030년 순천대 의대 개교가 최종 확정됐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정부는 지역 국립의대 신설과 관련해 2030학년도에 배정할 정원 100명을 놓고 전남광주와 경북을 후보로 검토해 왔습니다. 경북에서는 국립경국대가 국립의대 신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
그런데 상황이 조금 복잡합니다.
국립경국대는 당초 50~100명 규모의 계획을 마련했고, 이후 실제 신청 정원이 50명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정부가 100명을 한 지역에 모두 배정할지, 전남광주와 경북에 나눠 배정할지 등 여러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50명씩 나누기로 정부가 확정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연합뉴스 )
순천대도 8월 31일 기자회견에서 최종 승인과 정원 확보, 의대의 구체적인 설립 위치와 규모, 대학병원 설립 등을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습니다. (뉴시스 )
따라서 앞으로 볼 것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정부가 전남광주에 실제 의대 정원을 배정하느냐.
둘째, 배정한다면 순천대 정원이 몇 명이 되느냐.
셋째, 의대 교육을 담당할 교수진과 교육병원·대학병원을 어떤 방식으로 확보하느냐입니다.
바로 이 과정까지 통과해야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순천대 의대가 생긴다”는 표현을 확실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이번 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36년 동안 이어진 전남 국립의대 문제를 단순히 ‘순천이 목포를 이겼다’는 지역 경쟁으로만 보면 핵심을 놓치기 쉽습니다.
1990년 목포대의 공식 건의에서 시작한 문제는 수십 년 동안 정부의 의대 정원 정책에 막혔고, 2024년에는 목포대와 순천대가 통합의대를 함께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의대와 대학병원을 어디에 둘지를 놓고 다시 충돌했고, 결국 통합 방식이 무산되면서 2026년 8월 말 두 대학이 단독 경쟁을 벌였습니다. (연합뉴스 )
그 경쟁에서 순천대가 1.30점 차로 이겼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차이는 교수진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를 평가한 ‘의대 교원 확보계획’에서 벌어졌습니다.
그러나 순천대가 이제 넘어야 할 상대는 목포대가 아닙니다.
교육부와 정부로부터 실제 의대 신설 승인과 정원을 받아내고, 교수와 교육병원을 확보해 실행 가능한 의대를 만드는 것이 다음 단계입니다.
그래서 8월 31일 순천대가 내놓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표현이 현재 상황을 가장 정확하게 보여줍니다. (한겨레 )
뉴알남 한 줄 정리
순천대가 목포대를 제치고 선정된 것은 ‘전남광주가 정부에 추천하는 국립의대 후보대학’이 된 것입니다.
순천대 89.15점, 목포대 87.85점으로 불과 1.30점 차였고, 그중 교원 확보계획에서 벌어진 1.17점 차가 사실상 승부를 갈랐습니다.
하지만 순천대 의대가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앞으로 정부의 의대 신설 승인과 정원 배정, 교수·교육시설·교육병원 확보 절차까지 넘어야 합니다.
그러니 이번 뉴스는 “36년 만에 순천대 의대가 확정됐다”라기보다,
“36년간 이어진 전남 국립의대 추진이 순천대라는 지역 대표를 정하고 정부 최종심사 단계까지 왔다”고 이해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오늘 뉴알남이 풀어드린 이슈, 이해에 도움이 되셨나요? 🙂
앞으로도 뉴스 속 궁금증을 쉽고 명쾌하게 풀어드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주요 출처
순천대 후보 선정과 심사 결과
- 연합뉴스 — 「전남광주시, 국립 의대 신설 후보 대학으로 순천대 선정」, 2026년 8월 30일. 순천대 후보 선정과 향후 정부 절차 확인. 연합뉴스 기사 보기
- 연합뉴스 — 「전남광주 ‘의대 쟁탈전’ 1.3점차 박빙…교원확보 계획이 갈랐다」, 2026년 8월 30일. 5개 심사항목 및 대학별 점수 확인. 연합뉴스 기사 보기
- 뉴시스 — 「순천·무안 교원 정주여건이 ‘국립의대 후보’ 승패 갈랐다」, 2026년 8월 30일. 세부 평가점수와 교원 확보 항목 확인. 뉴시스 기사 보기
36년간의 전남 국립의대 추진 과정
- 연합뉴스 — 「’36년 전남광주 숙원’ 의대 후보대학, 우여곡절 끝 순천대로」, 2026년 8월 30일. 1990년 첫 공식 건의와 장기간 추진 과정 확인. 연합뉴스 기사 보기
- 연합뉴스 — 「목포대·순천대 통합 전격 합의…전남 첫 의과대 신설 ‘첫걸음’」, 2024년 11월 16일. 두 대학의 통합·통합의대 합의 과정 확인. 연합뉴스 기사 보기
통합의대 결렬과 단독 후보 경쟁
- 연합뉴스 — 「전남광주 동서 갈등에 ‘반쪽짜리’ 의대 신설 계획서 제출」, 2026년 8월 20일. 의대 소재지 합의 실패와 정부 제출 계획서 문제 확인. 연합뉴스 기사 보기
- 연합뉴스 — 「전남광주 의대 후보대학 선정 D-2…민형배 시장, 승복 촉구」, 2026년 8월 28일. 교육부의 후보대학 1곳 추천 재요청과 최종 심사 과정 확인. 연합뉴스 기사 보기
정부 최종심사와 2030년 개교 문제
- 연합뉴스 — 「경국대, 의대 정원 50명만 신청…전남광주 신설 여지 남겨」, 2026년 8월 21일. 정부가 제시한 2030학년도 신설 의대 정원과 경북·전남광주 경쟁 구도 확인. 연합뉴스 기사 보기
- 뉴시스 — 「순천대, 국립의대 신설 후보 선정…’남은 절차 성실 이행’」, 2026년 8월 31일. 순천대의 최신 입장과 정부 승인·정원·대학병원 등 남은 절차 확인. 뉴시스 기사 보기
